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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드컵을 교훈 삼아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모든 것이 재편되길 바란다. "
이날 현장 인터뷰에서 전날 잉글랜드-덴마크전 기자회견, 유럽 감독들이 일관되게 전한 '고강도(high-intensity)'에 대한 질문을 받은 벨 감독은 마음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
지난 25일 콜롬비아전 0대2 패배 후 벨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 대한 돌직구 비판을 했다'며 호주 레전드 선수의 '선수들을 버스 밖으로 내던졌다'는 코멘트가 외신을 타고 국내에서도 회자된 직후다. 벨 감독은 '여자축구에 고강도가 대세'라는 취지의 질문에 다시 한국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 어린 목소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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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나는 비판을 하고 싶진 않다. 한국 여자축구에 생산적이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나는 늘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유럽, 북미에서 고강도는 아주 당연한 것이다. 나 역시 그 개념을 갖고 한국 감독으로 온 것"이라고 했다. "훈련 때도 나는 선수들에게 지나칠 리만큼 고강도를 요구한다. 그들을 실전에 준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괜찮아, 천천히, 문제없어'라고 온실속 화초처럼 대하다 콜롬비아전에 나가 고강도를 얻어맞으면 감독으로서 뭘 준비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이 고강도 경기를 대비할 수 있게 평소에도 강하게 훈련시키고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소신을 재차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고강도 영역이 여자축구 대표팀뿐 아니라 중고, 대학교 WK리그에서 똑같이 한 틀로 이어져야 한다. 국가적으로 전연령에 걸쳐 고강도 훈련을 할 수 있는 통일성 있는, 분명한 비전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는 선수들에게 늘 진실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현실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제 나이지리아가 개최국 호주를 3대2로 이겼다. 나이지리아는 호주를 순수한 고강도, 피지컬과 스피드로 이겼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전면적으로 재편돼야 한다. 이 대회에서 이런 차이를 느꼈다면 국가적으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명확한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도 많은 성장을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남자축구도 많은 것이 변했다. 이 월드컵을 교훈 삼아 우리도 모든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캠벨타운(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