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센터백이 아닌 풀백으로 기용할 계획까지도 가지고 있었다.
정작 선발 명단 결정권자인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선발로 내보낼 수도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남겼다. 퀼른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데 리흐트와 다이어는 아스널전을 준비하기 위해 내일 경기가 필요하지 않다. 그들이 내일 경기를 하거나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면서 로테이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김민재가 주전으로 도약해서 선발이 나오는 게 아니라 로테이션을 위해 경기를 뛰는 것일지라도 경기를 뛰는 게 중요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 나온 아쉬웠던 경기력이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김민재의 입지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도 경기 중에 드러났다. 투헬 감독은 후반 16분이 되자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데 리흐트와 알폰소 데이비스가 빠지고 우파메카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경기장에 투입됐다.
최근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센터백을 교체할 때 다이어나 데 리흐트가 빠진다면 곧바로 김민재를 넣었다. 이번에는 김민재가 아닌 우파메카노를 투입했다. 투헬 감독은 시즌 후반기 들어서 계속해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준 우파메카노를 김민재보다 먼저 넣은 것이다. 김민재가 센터백 중에서 가장 후순위로 밀렸다는 예측이 나오게 된 이유다.
|
|
투헬 감독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우파메카노는 이번 경기에서도 큰 실수를 저질렀다. 바이에른이 1대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4분 우파메카노는 후방에서 상대 공격수한테 패스를 건네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우파메카노의 패스를 가로챈 루카 발드슈미트의 슈팅은 다이어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슈테펜 티게스가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슈팅으로 날렸지만 스벤 울라이히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면서 팀을 구해냈다. 우파메카노의 호러쇼가 또 한번 경기장에서 펼쳐질 뻔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의 실수를 감쌌다. 그는 "물론 최근 경기에서 우파메카노는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가 실점했던 순간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며 비판적인 언행을 보였지만 결론은 다른 내용이었다.
|
또한 "우파메카노가 아스널전에서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그런 실수들에서 머물고, 상처를 손가락질하기엔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 대신 그에게 우리의 신뢰를 보내야 한다"며 우파메카노를 아스널전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우파메카노가 투헬 감독한테 3번째 선택지가 된다면 김민재가 뛸 만한 경기는 거의 없다. 다이어나 데 리흐트가 부상을 당하거나 경기력이 하락해도 김민재 대신 우파메카노를 먼저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또한 투헬 감독은 아스널전 바이에른의 계획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아스널전을 준비하면서 세르주 그나브리, 킹슬리 코망을 모두 잃은 상황이기에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스널전을 앞둔 바이에른의 또 다른 고민은 알폰소의 부재다. 알폰소는 구단과의 재계약과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온 뒤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아스널전에서도 상대 에이스인 부카요 사카를 막기를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팬들의 비난도 받으면서 자신감도 하락한 것처런 느껴졌다. 결국에는 아스널전에서 경고를 받아서 경고 누적으로 UCL8강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
|
굳이 선발 명단에서 도박을 저지를 이유가 없는 바이에른이기에 투헬 감독이 파격적인 선택을 내릴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김민재를 좌측으로 돌린다는 이야기부터가 김민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말한다.
김민재는 센터백이다. 센터백으로 뛰다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공간이 나왔을 때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있어도 센터백 자리를 벗어나서 뛴 적은 없다. 유럽 진출 후에도 줄곧 센터백으로만 뛰었다. 김민재가 아무리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해도, 풀백으로의 갑작스러운 이동은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투헬 감독의 센터백 주전 구상에서 김민재가 밀렸다는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좌측으로 돌릴 생각이었다는 건, 다이어와 데 리흐트는 중앙에 기용하겠다는 이야기다. 아스널전에서도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이상하게 좌측으로 돌리지 않는 이상, 벤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