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유명 선수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약속하며 거액을 가로챈 혐의로 붙잡힌 튀르키예 은행원이 102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영국 데일리스타가 3일(한국시각) 전했다.
이스탄불의 한 은행 지점장으로 활동하던 세실 에르잔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펀드 운용을 통한 고수익을 약속하며 30명 이상에게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인터 밀란,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했던 엠레 벨로조글루를 비롯해 아르다 투란, 셀추크 이난 등 튀르키예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함됐다. 갈라타사라이에서 뛰었던 우루과이 대표팀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도 에르잔에게 돈을 맡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에르잔은 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돈을 전달 받았으며, 총 규모는 3300만파운드(약 640억원)에 달한다.
에르잔의 사기 행각은 곧 튀르키예 당국에 곧 포착됐다. 세금 납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꼬리가 잡혔고, 결국 2023년 4월 체포됐다. 에르잔은 투자자들에게 '펀드'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투자금을 횡령할 목적이 없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법원은 그에게 102년 4개월의 징역형 및 75만3880리라(2607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데일리스타는 '판결문이 발표되는 과정에서 에르잔은 오열했다'고 전했다. 에르잔과 함께 기소된 공범들도 징역형 및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현역 또는 은퇴 선수들을 목표로 한 사기 사건은 유럽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흔한 일이다. 현역 시절 뛰면서 축적한 부를 가로채기 위해 고수익 보장 투자 등 다양한 미끼를 던진다. 뒤늦게 사기임을 깨닫고 원금 회수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케이스가 흔하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프로 생활에 비해 사회 경험이 적은 선수들의 피해 사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