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이를 갈고 나온 '좀비 축구'의 송곳니는 날카로웠다. FC안양은 전술 변화와 상대의 약점을 찌른 맞춤 대응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2025년 기대 이상의 경기력과 함께 거둔 성과는 잔류였다. 승격팀 꼬리표를 떼고 돌입하는 2026년, 안양은 준비에 더 매진했다. 동계 훈련부터 안양은 시즌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 여러 방식을 체계화시키며 장기 레이스의 기반을 다졌다. 처음 꺼내든 카드는 스리백이었다. 주도하는 축구를 예고한 안양은 윙백까지 높은 위치에서 압박에 가담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개막 이후 K리그1 팀들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약점도 분명했다. 뒷공간 노출과 중원 수비 부담 등이 안양의 발목을 잡았다. 스리백을 기반으로 나선 시즌 첫 6경기의 성적은 1승3무2패, 아쉬움이 컸다.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가는 결과 속, 승리를 위해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안양은 거듭되는 결과 속에서 최선을 찾고자 했다. 변화를 주저하지 않았다.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유병훈 감독과 안양은 포백을 기반으로 한 전술로 분위기를 바꿨다. 열띤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 감독은 이미 동계 전지훈련부터 스리백과 포백 모두 안양의 카드로서 준비해둔 상태였다.
서울전 후반부터 시동을 건 안양의 포백은 경기력 반전을 이끌었다. 최근 5경기(2승3무)에서 패배가 없다. 수비는 권경원을 주축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역습 대처 시 숫자가 부족했던 스리백과 달리 포백에서는 뒷공간을 허무하게 내주는 상황도 줄었다. 수비에서 중원으로 한 칸 위로 올라선 토마스는 마테우스, 김정현과 함께 활동량, 기동성과 전진성을 더했다. 수비 라인을 지켜주는 플레이도 돋보였다. 토마스의 가세와 함께 안양 공격의 핵심인 마테우스를 향한 압박도 줄었다. 수비와 중원이 안정되며,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도 잡혔다.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측면에서 아일톤과 최건주가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일톤은 유 감독이 오랜 기간 원했던 직선적인 움직임이 강한 윙어다. 데뷔전부터 번뜩임이 돋보였던 아일톤은 포백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며 최근 2경기 득점포를 가동했다. 최전방은 김운과 엘쿠라노가 번갈아 역할을 맡는 상황이다.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한다. 활약이 부족했던 엘쿠라노는 지난 광주전에서 K리그 데뷔 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 경기지만 데뷔골과 함께 연계와 침투 등을 고루 갖춘 선수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모따의 공백이 느껴지는 안양 공격이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엘쿠라노의 꾸준한 활약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상대 전술에 대한 맞춤형 대응도 돋보였다. 안양은 최근 3경기 2승1무를 거둔 과정에서 상대가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지난 시즌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포항전, 에너지 레벨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 후반을 승부처로 꼽았다. 토마스와 아일톤을 교체 투입해 기세를 잡고, 승리를 챙겼다. 울산전에서는 반대로 경기 초반 상대 흐름이 흔들리는 점, 수비가 측면에서 공간을 허용하는 점을 공략했다. 이른 선제골로 미소를 지었다. 광주를 상대로는 경기 막판까지 공세를 유지하는 방향성을 유지했다.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공격이 터지며 5대2 대승을 거뒀다. 안양의 명확한 게임 플랜이 돋보이는 지점들이었다.
상승세를 타고자 하는 안양의 과제는 연승이다. 변화를 통한 반등 속에서 승리의 기세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순위 경쟁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안양은 오는 2일 오후 7시 홈에서 부천FC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