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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님 이번엔 틀리셨습니다"…1월에 1200억 주고 산 '아마추어 출신', '즉흥 힐킥'으로 펩에 20번째 트로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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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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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혼란을 일으켜라."

'우주 대명장'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 1월 본머스에서 영입한 가나 출신 공격수 앙투안 세메뇨(맨시티)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모든 선수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길 바라는 이 전술가는 세메뇨만큼은 자유분방하게 공격적 재능을 펼치길 바랐다.

세메뇨는 펩의 주문을 그대로 따랐다. 그는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5~2026시즌 FA컵 결승전에서 후반 26분 0의 균형을 깨는 결승골을 폭발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통한 우승을 이끌었다.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세메뇨는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우측 엘링 홀란의 땅볼 크로스를 잡아두지 않고 감각적인 힐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허를 찔린 첼시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결승골을 헌납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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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회자될 세메뇨의 원더골은 그의 평소 플레이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세메뇨는 평소 아마추어 선수를 연상케하는 볼 터치 미스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저돌적인 움직임과 즉흥적인 플레이로 공격에 차이를 만든다.

세메뇨는 "과르디올라 감독님이 내가 맨시티에 왔을 때 처음 하신 말씀은 '너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지 말라'였다. 우리가 경기를 컨트롤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내가 여전히 나답게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킬 바랐다"라고 말했다. 이날 골 장면에 대해선 "훈련 때 몇 번 시도해 본 적이 있다.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라고 했다.

가나 출신으론 처음으로 FA컵 결승전에서 득점한 세메뇨는 지난 1월 엑서터시티와의 FA컵 3라운드(10대1 승)에서 맨시티 데뷔골을 터뜨렸고, 4월 리버풀과 FA컵 8강(4대0 승)에도 1골 1도움 원맨쇼를 펼쳤다. 지난 3월 아스널과 결승전에서 2대0 승리하며 EFL컵에서 우승한 맨시티는 역대 최초로 단일시즌 FA컵과 EFL컵을 100% 승률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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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8년 전까진 논리그(아마추어) 팀인 바스시티에서 임대로 뛴 세메뇨는 지난 1월 이적료 6250만파운드(약 1250억원)의 거액 이적료에 맨시티 유니폼을 입으며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세메뇨는 전 소속팀 본머스와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46경기에 출전해 20골 6도움을 폭발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세메뇨는 "이런 트로피를 놓고 경쟁해본 적이 없어서 모든 게 새롭게 느껴졌다"며 "어릴 적부터 항상 최고의 팀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그 모든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감격 소감을 남겼다.

세메뇨는 두 발로 맨유의 전설적인 사령탑 알렉스 퍼거슨의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다. 퍼기경은 과거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은 절대 제값을 하지 못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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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뇨와 함께 크리스탈팰리스에서 2000만파운드(약 400억원)에 영입한 센터백 마크 게히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린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얼마나 많은 돈을 쓰든, 잘 되면 싸게 산 것이고, 적게 쓰더라도 잘 안 되면 비싸다는 말이 나오는 법이다. 모든 클럽이 선수 영입을 할 때 흔히 겪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루벤 디아스, 요스코 그바르디올을 비롯한 모든 선수가 건강했다면, 게히나 세메뇨를 영입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린 이 기회를 활용했고, 두 선수 모두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라고 반색했다. 게히는 이날 센터백으로 풀타임 뛰며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했다. 올 여름 맨시티를 떠나는 베르나르두 실바와 존 스톤스도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통산 20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첼시전을 앞두고 떠날 시간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전 우승을 노린다. 36라운드 현재 23승8무5패 승점 77점으로 2위를 달린다. 2경기를 남기고 선두 아스널(승점 79)과 승점차는 2점. 20일 본머스, 25일 애스턴빌라전을 통해 뒤집기에 나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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