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누구보다 친정팀과 제자의 우승을 반겼을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아스널에 우승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아스널이 22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왕좌에 올랐다. 아스널은 20일(한국시각) EPL 2위인 맨체스터 시티가 2025~2026시즌 EPL 37라운드 본머스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가 4점으로 벌어졌다. 최종 라운드 결과와 관계 없이 아스널이 올 시즌 1위를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아스널은 2003~2004시즌 무패 우승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정상에 올랐다.
설움의 시간이었다. 2000년대 초반 리그를 뒤흔든 팀이었지만, 무패 우승 이후 아스널은 좀처럼 리그 정상과 연이 닿지 못했다. 그 사이 첼시, 맨유, 맨시티, 리버풀 등이 리그 우승을 나눠가졌다. 2015~2016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시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반전의 분기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선임이었다. 현역 시절 아스널의 캡틴,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빈 아르테타는 펩 과르디올라의 수석 코치로 활동하던 중 친정팀 아스널에 부임했다. 아르테타 체제에서 아스널은 다시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2022~2023시즌 리그 준우승이 아스널이 강팀 도약을 예고한 신호탄이었다. 완벽한 선수단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들을 내보냈다. 데클런 라이스, 부카요 사카, 윌리엄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등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춘 뛰어난 자원들이 선수단을 채웠다.
하지만 리그 우승을 향한 도전은 험난했다. 번번이 상대에게 가로 막혔다.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은 펩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의 벽 앞에서 좌절했다. 2024~2025시즌은 아르네 슬롯이 이끄는 리버풀의 질주를 따라잡지 못했다. 3번의 좌절, 네 번째 도전마저 녹록치 않았다. 올 시즌 아스널은 시즌 초반 엄청난 기세로 앞서 나갔으나, 중반부터 찾아온 체력 여파와 부상 등으로 경기력이 저하됐다. 맨시티의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아스널은 맨시티전 1대2 패배 후 리그 4연승을 달렸다. 아스널을 꺾고 역전 우승의 기대감에 취했던 맨시티는 이후 이후 5경기에서 3승2무에 그쳤다. 결국 아스널이 3전4기의 도전 끝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멀리서 지켜본 인물이 있었다. '교수님' 아르센 벵거 감독이다. 벵거는 아스널을 무려 22년 동안 이끌며, 리그 웃으 3회, FA컵 우승 7회 등 최전성기를 이끈 감독이다. 다만 말년에는 아스널의 재정 상황 등과 맞물리며, 리그 우승 도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828경기를 치렀으며, 476승을 거뒀다.
아르테타는 벵거 감독 시절 선수로서 아스널에서 활약했다. 제자가 친정인 아스널을 이끌고 우승하는 모습이 벵거 감독에게는 남다른 감회일 수밖에 없다. 아스널은 20일 공식 계정을 통해 벵거 감독의 메시지를 전했다. 벵거는 "너희들이 해냈다"며 "챔피언은 남들이 멈출 때도 계속 간다. 이제 너희들의 시간이다. 가자, 이제 모든 순간을 즐겨라"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