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나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오직 국가를 대표할 만한 선수를 뽑는 데만 집중한다."
'명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를 단 한 명도 뽑지 않은 후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꺼낸 이야기다.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이 25일(이하 한국시각)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 나설 26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초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을 포함해, '발롱도르 위너' 로드리(맨시티), 페드리(바르셀로나), 다비드 라야(아스널) 등 스타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바르셀로나 선수가 무려 8명이나 발탁된 가운데,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클럽'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단 1명의 선수도 포함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무관에 그치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신예 센터백 딘 하위선과 베테랑 풀백 다니 카르바할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외면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월드컵에서 발탁되지 않은 것은 스페인 축구 역사상 최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이에 대해 "나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나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출신을 보고 선발하지 않는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함께하는 선수는 국가대표일 뿐이다. 어떤 클럽에 속해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팬들이 가질 수 있는 지역적인 편견도 없다. 나는 국가를 대표할 만한 선수를 뽑는 것에만 집중한다.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해서 뛴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으면 한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선수가 8명이나 뽑힌 것에 대해서도 "8명인지 몰랐다"며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스페인 대표팀에 뽑힌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그저 국가대표 선수일 뿐"이라고 했다.
스페인 대표팀 최대 고민은 역시 야말의 몸상태다.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의 에이스다. 이미 '제2의 메시'로 인정받고 있다. 같은 나이대 메시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각종 최연소 기록을 모두 경신하며 바르셀로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A매치 최연소 출전, 득점 기록 등을 세운 그는 지난 유로2024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스페인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올 시즌에도 라리가에서 16골-11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이던 야말은 지난달 23일 셀타 비고와의 2025~202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에서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파열됐다. 일찍 시즌을 마치며 회복에 집중했고, 개인 커리어 첫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위험을 감수할 생각이 없다. 만약 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엄격한 조건들을 충족해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조별리그 1~2경기를 건너 뛸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 카보베르데와 H조에 속했다. 6월 15일 카보베르데와 1차전을 갖는다. 이어 22일 사우디아라비아, 27일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우루과이전만 잘 넘으면 무난히 조 1위가 될 수 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데 라 푸엔테 감독 역시 동의했다. 그는 "나도 우리가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월드컵에서도 우승할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고 해서 모든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못지않게 강력한 팀들이 있다"며 "우린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축구에선 상대보다 우위에 있어도 패할 수 있다. 우린 모든 걸 걸고 싸울 것이다. 그게 이번 대회에 나서는 우리의 다짐"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6년 북중미월드컵 스페인대표팀 최종엔트리(26명)
GK=우나이 시몬(아틀레틱 빌바오) 다비드 라야(아스널) 조안 가르시아(바르셀로나)
DF=에릭 가르시아, 파우 쿠바르시(이상 바르셀로나) 마르코스 요렌테, 마르크 푸빌(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페드로 포로(토트넘) 에므리크 라포르트(아틀레틱 빌바오) 마크 쿠쿠렐라(첼시)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바이엘 레버쿠젠)
MF=페드리, 가비(이상 바르셀로나) 마르틴 수비멘디, 미켈 메리노(이상 아스널)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파비안 루이스(파리생제르맹) 알렉스 바에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W=라민 야말, 다니 올모, 페란 토레스(이상 바르셀로나) 예레미 피노(크리스털 팰리스) 빅토르 무노스(오사수나)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보르하 이글레시아스(셀타 비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