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홍명보호가 북중미월드컵 희망을 키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LA FC)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턴)의 연속골을 앞세워 5대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1994년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댈러스에서 고정운 황선홍 김주성의 연속골로 온두라스를 3대0으로 꺾은 이후 이어졌던 직전 원정 평가전 무승의 수렁에서 탈출했다. 한국은 6월4일 엘살바도르와 한 차례 더 친선경기를 치른 후 결전지인 멕시코로 넘어간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기였다. 비록 상대가 약하긴 했지만, 고지대를 제대로 경험했다. 이날 선수들은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종 그 강도를 유지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공의 궤적에 대한 적응은 필요했다. 뻗어나가는 공에 100% 적응하지는 못했다. 새얼굴의 활약도 좋았다. 데뷔전을 치른 이기혁(강원)은 베테랑 같은 플레이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스리백 형태도 좋았다. 이기혁의 가세로 빌드업 형태가 달라졌다. 이기혁이 벌리며 변형 포백으로 변신했고, 이 형태로 날카로운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터졌다. 올 시즌 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우려를 낳던 손흥민은 이날 평가전에서 골혈을 뚫으며 대한민국의 주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홍 감독은 3-4-2-1 카드를 꺼냈다. 원톱에는 손흥민이 나섰다. 2선은 배준호(스토크시티) 이동경(울산)으로 구성됐다. 백승호(버밍엄시티) 김진규(전북)가 중원 듀오로 나섰고,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김문환(대전)이 측면을 책임진다. 이기혁(강원) 이한범(미트윌란) 조유민(샤르자)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조현우(울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홍 감독은 예고대로 카스트로프와 이기혁 카드를 꺼냈다.
전력 노출을 의식해 기존 번호와 다른 등번호를 달았다. 오현규(베식타시)와 양현준(셀틱)이 엔트리에 제외된 가운데, 훈련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는 강상윤과 조위제(이상 전북)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초반부터 상대를 흔들었다. 전반 6분 강한 압박으로 높은 위치에서 볼을 뺏었다. 손흥민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에 걸려 넘어졌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손흥민의 슈팅은 벽을 맞고 나왔다. 이어진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볼은 전개했고,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간결한 전개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
31분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이기혁, 손흥민, 이동경으로 이어진 볼이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김문환에게 연결됐다. 김문환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백승호가 뛰어들며 헤더로 연결했다. 하지만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2분에는 손흥민이 아크 정면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를 맞고 나왔다.
33분 위험한 장면을 맞이했다. 조유민이 공격에 가담하다 상대 수비에 짤렸다. 곧바로 상대는 역습에 나섰다.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다. 이한범이 멋진 태클로 막아냈다.
40분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골가뭄을 끊었다. 김진규가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김문환에게 멋진로빙패스를 찔렀다. 김진규가 중앙으로 파고들던 손흥민에게 컷백을 시도했고, 손흥민의 슈팅은 골키퍼 맞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기세를 탄 한국은 42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배준호가 박스 안에서 패스를 하던 중 상대 수비가 발을 강하게 걷어찼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고,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A매치 56호골을 터뜨리며, 차범근이 갖고 있는 대한민국 A매치 최다골 기록에 두 골차로 다가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규와 조현우를 빼고 이재성(마인츠)과 김승규(FC도쿄)가 들어갔다. 한국은 짧은 패스로 여러차례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8분 변수가 생겼다. 조유민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대신 박진섭(저장)이 들어갔다. 10분 한국이 두번의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다. 배준호가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재차 손흥민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에 성공했다.
12분 손흥민이 모처럼 자신의 존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박스 밖 오른쪽에서 헛다리로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골대 왼쪽을 맞고 나왔다. 16분 홍 감독이 6명을 바꿨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 엄지성(스완지시티) 조규성 설영우(즈베즈다)가 들어갔다.
20분 한국이 추가골을 넣었다. 환상적인 전개였다. 김민재가 뺏어낸 볼을 황인범이 지체없이 오른쪽으로 빠져들어가는 이동경에게 연결됐다. 이동경이 환상적인 왼발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하며 트리니다드토바고 골망을 흔들었다.
29분 또 한개의 페널티킥을 얻었다. 상대 빌드업 상황에서 엄지성이 과감한 압박으로 골키퍼의 볼을 뺏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섰다.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이날 네번째 골을 넣었다.
34분 다섯번째 골까지 넣었다. 황희찬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엄지성이 헤더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볼이 설영우에게 연결됐다. 설영우의 땅볼 패스를 조규성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41분 한국이 또 한번의 멋진 장면을 만들었다. 엄지성의 침투패스가 중앙으로 파고들던 이동경에게 연결됐다. 이동경이 뒤로 오던 황인범에게 감각적으로 내줬다. 황인범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 수비가 걷아내며 해트트릭이 무산됐다.
추가시간 이동경의 스루패스를 받은 조규성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며 더이상 추가골은 나오지 안ㄹ았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5대0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프로보(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