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든 게 좋았던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옥에 티'는 '부상'이었다.
두 명의 선수가 실려 나갔다. 조유민(샤르자)은 후반 9분 다리 부상을 호소했다. 그는 이한범(미트윌란)과 상대 공격수가 경합하던 중 흐른 볼을 낚아챘다. 전혀 충돌이 없었지만, 벤치 쪽을 바라보며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자리에 주저앉았다. 의무팀의 점검을 받은 조유민은 더 이상 뛰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박진섭(저장)과 교체됐다. 절뚝이며 걷던 조유민은 급기야 스태프의 등에 업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등 몸을 풀던 1996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은 조유민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후반 13분에는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쓰러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유려한 턴 직후 치고 달리던 배준호를 향해 상대 수비수가 깊은 태클을 가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구자철 해설위원이 "저렇게 끝까지 들어오면 안된다. 동업자 정신이 없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발목을 잡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배준호는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로 돌아갔다.
희비는 엇갈렸다. 홍명보 감독은 배준호에 대해서는 "(부상 정도가)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배준호는 충돌 직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아이싱 후 벤치에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4일 예정된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 출전은 어려울 수 있지만, 월드컵 본선까지는 충분히 회복이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조유민이다. 홍 감독은 "조유민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결과를 들은 건 없다"고 했다. 다친 부위는 오른 발바닥으로 알려졌다. 통상 충돌없이 노출된 부상이 더 심각할 때가 많다. 최악의 경우 엔트리 교체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홍 감독은 이같은 상황을 대비, 훈련 파트너로 조위제(전북)를 미국 캠프까지 데려갔다. 조유민은 중앙 수비진에서 김민재와 함께 월드컵을 경험한 '유이'한 선수다.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해주던 조유민이 다칠 경우, 홍 감독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유민은 병원 대신 동료들과 함께 숙소로 이동했다. 일단 하룻밤을 보낸 후 다시 한번 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다.
월드컵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부상은 대표팀 전력은 물론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준다. 황인범은 "우리 선수들이 다쳐서 누워 있으면 월드컵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클지,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해줄 말은 많이 없다. 그저 검사 결과가 괜찮기만을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엘살바도르와 평가전 역시 '부상 예방'이 중요한 키포인트로 떠올랐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다치면 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