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 절친' 크리스티안 에릭센(볼프스부르크)이 다시 한번 쓰러졌다. 다행히 현재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센은 8일(한국시각) 덴마크 오덴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경기를 소화하던 후반 20분 갑자기 가슴 쪽을 부여잡더니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이 몰려들어 에릭센의 주변을 둘러쌌고, 의료진도 급히 투입됐다.
에릭센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2-1로 덴마크가 앞서 있던 상황에서 경기는 그대로 중단됐다. 덴마크는 전반 13분 패트릭 도르구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36분에는 요아킴 멜레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우크라이나는 전반 44분 빅토르 치간코프가 만회골을 넣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가 터지며 주심은 경기를 조기 종료했다.
양 팀 선수들은 에릭센이 치료를 받는 동안 그의 주위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둥글게 섰다. 에릭센을 응원하는 박수와 함께 경기는 마무리됐다.
에릭센은 다행히 의료진의 빠른 처치로 의식을 회복했다. 모르텐 보센 덴마크 대표팀 닥터는 덴마크축구협회를 통해 "에릭센은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우리는 신속하게 그와 연락을 취했다"며 "에릭센은 현재 괜찮은 상태이며, 스스로 걸어서 경기장을 나갔다. 심장 제세동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해서 원인을 파악할 것이다. 에릭센, 병원 의료진과 지속해 연락하고 있다"면서 "에릭센이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모든 선수에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의 주장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역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뒤돌아보니 에릭센이 바닥으로 향하는 것을 봤다. 우리는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조금 알고 있다"며 "모두가 매우 빠르게, 그리고 존중을 가지고 반응했다. 나는 경기장에서 에릭센을 돌본 사람들이 얼마나 큰 용기를 가졌는지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릭센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에서 'DESK 라인'으로 활약했던 에릭센은 과거에도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에릭센은 2021년 6월 안방인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2020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 도중 쓰러진 바 있다. 당시 그는 팀 동료 토마스 델라니가 스로인을 준비하던 순간 앞으로 비틀거리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에릭센은 당시 경기장 위에서 13분 동안 응급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그가 심정지를 겪은 것으로 판단했고, 소생 조치와 제세동을 실시했다. 이후 에릭센은 병원으로 옮겨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에릭센을 향해 전세계가 빠른 회복을 기원했고, 다행히 에릭센도 일어났다. 손흥민도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여러차례 냈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소속이었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리그에서 뛸 수 없어서 팀을 떠나야 했다. 에릭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브렌트포드를 통해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인간 승리'의 상징이 됐다. 에릭센은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명가' 맨유로 이적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다.
에릭센이 속한 덴마크 대표팀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PO)에서 체코에 덜미를 잡히며 월드컵 본선 출전이 불발됐다. 여기서 승리했을 경우, 한국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일단 에릭센은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병원에서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