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예측 못할 변수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공식 심판으로 배정한 아프리카 최고의 심판이, 그것도 대회 개최국인 미국의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해 쫓겨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소말리아 출신 1호 월드컵 심판' 오마르 아르탄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주요 외신들은 9일(한국시각) '소말리아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심판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아르탄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며 '아르탄은 유효한 여행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지난 7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리카 언론인 미키 주니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북중미월드컵 무대를 누빌 예정이었던 아르탄이 미국 당국에 의해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도 '이번 월드컵에서 심판을 맡을 예정이었던 한 소말리아 국적자가 이스탄불발 비행기를 타고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입국이 거부됐다'고 확인했다. CBP의 성명서에는 당사자의 실명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번 월드컵 심판 중 소말리아 국적자는 아르탄이 유일하다.
2018년부터 FIFA 심판으로 활동한 아르탄은 지난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올해의 심판'으로 선정된 아프리카 최고의 포청천이다. 그는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소말리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심판을 맡게 됐다.
미국 비자를 취득하고 나이로비 주재 소말리아 대사관에서 외교관 여권까지 발급받았지만 CBP는 아르탄이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국을 불허했다. 곧바로 이스탄불행 귀국편 비행기에 탑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광범위한 여행 금지령 대상국 가운데 하나다.
CBP는 이에 대해 "입국 심사 과정에서 해당 여행자는 추가 검사를 받았다. 이는 공항 직원들이 정보를 확인하거나 입국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 수행하는 정기적인 심사"라고 밝혔다. 이어 "심사 결과 여행자는 신원 조회 관련 문제로 인해 입국 부적격 판정을 받아 입국이 거부됐다"라며 "운동선수, 코치, 스태프를 포함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모든 여행자는 CBP의 검사 및 신원 조회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CBP는 특히 "입국 가능 여부는 심사 당시 국가 안보 및 이민 정보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된다"라며 "CBP 직원들은 미국 법률에 따라 여행자를 신문하고, 검사를 실시해 입국 가능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소말리아는 충격에 빠졌다. 한번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적이 없는 소말리아는 아르탄 심판을 통해 간접 경험에 나서는 듯 했지만, 뜻하지 않은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 소말리아 대표팀 주장이자 소말리아 청소년체육부 수석 고문인 이세 아덴 압시르는 "아르탄은 아프리카에서 존경받는 심판 중 한 명으로 전체 축구계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미국 입국 거부 조치는 개인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능력주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축구계의 약속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FIFA도 난감해 졌다. FIFA가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해 선발한 신원이 명확한 심판마저 입국에 실패했다. 당장 경기 진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이 '위험 인물'을 절대 미국 내로 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향후에도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이란이 비자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잇는 상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