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가 전통의 '붉은 자존심'을 앞세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4년을 기다려 온 월드컵, 그 시간이 다시 열린다.
대한민국은 1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펼친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성패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다. 1차전에서 승리해도 승점 5~6점을 주는 건 아니지만, 흐름을 탈 수 있단 점에서 첫 경기는 반드시 잡고 가야 한다. 소위 '첫 경기의 중요성'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32개국이 아닌 48개국이 참가하는 첫 월드컵이다. 12개조 1~2위 12개팀뿐 아니라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1승만 거둬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첫 승은 빠를수록 좋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는 1차전 폴란드전(2대0 승) 승리가 발판이 됐다. 원정 월드컵 최초 16강에 오른 2010년 남아공 대회 첫 경기에서도 그리스(2대0 승)를 잠재웠다.
홍명보호의 체코전 유니폼이 공개됐다. 태극전사들은 홈 유니폼인 빨강(상의)-검정(하의)-빨강(양말)으로 무장한다. 골키퍼는 상·하의 노랑이다. 대한민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5승5무12패를 기록했다. 한때 흰색 유니폼이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한-일월드컵 포르투갈(1대0 승), 이탈리아(2대1 승), 스페인전(0<5PK3> 승)에서 모두 흰색 유니폼을 입고 승리를 맛봤다.
하지만 빨강 유니폼도 빼놓을 수 없다.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을 안긴 폴란드전을 시작으로 원정 월드컵 첫 승으로 기록된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2대1 승)과 4년 후의 그리스전, '카잔의 기적'인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2대0 승), '도하의 기적'으로 명명된 2022년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2대1 승) 모두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역사를 썼다.
'라스트댄스'를 앞둔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LA FC)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3골을 모두 기록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2대4 패), 2018년 멕시코전(1대2 패)에 이어 독일전에서 골망을 갈랐다. 다만 골을 넣은 3경기에서 모두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2011년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월드컵, 아시안컵) 첫 경기 득점이 없다. 체코전에서 이 징크스를 깨면 박지성 안정환(이상 3골)을 뛰어넘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자로 등극할 수 있다. 손흥민은 체코전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상대인 체코는 상하의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태극전사들은 19일 멕시코와의 2차전에선 자홍색 원정 유니폼, 남아공과의 3차전에선 다시 붉은색 유니폼을 꺼내입는다.
중요한 변수인 대한민국과 체코전의 주심도 결정됐다. 이집트 변호사 출신 심판이 휘슬을 잡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9일 심판진을 공개했다. 주심은 이집트의 아민 모하메드 오마르 심판이다. 오마르 주심의 직업은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이집트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으며, 2017년 FIFA 국제심판 자격을 획득했다.
월드컵은 이번이 처음인 그는 체계적이고 정확한 판정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치 선정과 어드밴티지 룰을 지능적으로 적용한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마르 주심은 FIFA U-17 월드컵과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등 주요 국제대회 8경기에서 주심으로 나섰는데, 경기당 평균 20번 정도의 파울을 불었다. 옐로카드는 24회, 레드카드는 3회나 꺼냈다.
부심 역시 이집트 국적의 마흐무드 아부엘레갈, 아흐메드 호삼 타하가 맡을 예정이다. VAR(비디오판독) 심판은 이집트 출신 마흐무드 아슈와 미국 국적의 조 디커슨이 배정됐다. 대기심은 코스타리카 국적의 후안 칼테론 심판이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