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결전이 다가올수록 나도 마치 대표팀에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12년 동안 했던 경험이 한 번에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겪었던 세 번의 월드컵, 1차전 전날 밤은 늘 특별했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는 첫 월드컵이라 그런지 정신없이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이도 어렸고, 경험도 부족했다. 베이스캠프에서는 잘할 것 같았는데 점점 불안해지더니 급기야는 부담감까지 생겼다. 아마도 (이)동경이, (오)현규, (이)한범이, (설)영우, (이)기혁이, (김)태현이 등등 이번에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13명의 후배들이 그때 나와 같은 심정일 거다. 얼마나 긴장하고 있을까.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는 그래도 한 번 경험했더니, 월드컵이 어떤지 대강 알게 됐다. 어떻게 하면 나다운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고민도 했고, 이에 맞춰서 준비도 했다. 그 과정이 좋았기 때문인지 기대감에 잠든 기억이 난다. 두 번째 월드컵을 치르는 (김)민재나 (이)강인이, (황)인범이, (조)규성이가 그럴 것 같다. 워낙 가진 능력이 좋은 데다, 몸상태도 월드컵에 맞춰서 올려놨기 때문에 나보다 더 잘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기대하는 선수들이다.
2022년 카타르 대회 때는 팀으로나, 개인적으로 워낙 준비가 잘됐다.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시종 재밌었다. 경기가 펼쳐지는 날만 기다렸고, 우루과이와의 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도 편안한 마음이었다. 지금 (손)흥민이가 이랬으면 좋겠다. 주장이라는 게 외롭고 힘든 자리다. 나와 지낸 세월이 길기도 했고, 내가 직접 도와줄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쓰인다.
후배들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중요한 부분만 단순하게 딱 짚고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전날 방에서 내가 클럽이나 대표팀에서 잘했던 경기를 봤던 것 같다. 잘했던 경기를 보면서 잘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신기하게도 그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게 운동장에서 나오더라.
앞서 미국에서 치른 두 번의 평가전을 다 봤다. 선수들 몸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몸이 무거운 선수들도 있었지만, 준비 과정의 막바지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다. 경기 중 안좋은 상황도 있었지만, 좋았던 장면도 많았다. 그 좋았던 장면을 체코전에서 어떻게 끌고 갈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스리백은 우리가 월드컵에서는 수비해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본다. 다만 수비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공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 어떻게 빠르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을지가 포인트가 될 거다. 홍명보 감독님이 잘 판단하고, 잘 선택하시지 않을까 싶다.
사실 외부에서 보는 걸로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외부의 평가와 내부의 생각이 다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파울루 벤투 감독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우리끼리는 똘똘 뭉쳤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 체코전을 위해 달려온 시간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원팀이었는지 나 역시 함께하며 잘 알고 있다. 분명 잘 해내리라 믿는다. 한국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마음속으로 같이 뛰겠다. 태극전사 파이팅! 울산 HD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