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월드컵 정주행]첫 경기만 놓고보면 브라질의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다.
브라질은 공격적인 축구를 표방했지만, 일단 결정력이 아쉬웠다. 공격적인 상황을 만들어도 박스 안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위에 오른 이고르 치아구가 전방에 섰지만, 무게감이 없었다. 어쩌다 크로스를 하더라도 득점까지 이어질 상황이 안나왔다.
확실히 네이마르의 부재가 크게 느껴졌다. 네이마르가 해결도 해주고, 찬스도 잘 만들어주지만, 무엇보다 그가 무서운 이유는 솔로 플레이를 펼치면 다른 선수들에게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다. 브라질 스쿼드가 좋다해도 네이마르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더라. 그 자리를 비니시우스가 메워야 하는데, 하키미한테 완전히 막힌 모습이었다. 한 골을 넣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해주는게 없었다. 비니시우스가 안보이니 브라질 공격도 그만큼 약했다.
브라질이 아쉽기도 했지만, 모로코가 엄청 탄탄하더라. 아프리카 특유의 기술과 유연성은 물론, 조직력도 좋았다.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준결승까지 간게 우연이 아니었다.
모로코는 이날 전략적으로 브라질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핵심은 전방 압박이었다. 앞에서부터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주니까, 브라질이 후방에서 전방으로 볼을 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압박을 브라질이 풀어도 모로코 선수들의 뛰는 양이나 트랜지션 스피드가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브라질이 역습을 할 틈이 없었다.
브라질이 볼을 넣어도 뒤에 모로코 수비 조직이 잘 갖춰져 있고, 그러다보니 볼을 넣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소극적이었다. 어쩌다 측면이 뚫려도 박스 안에 사람이 없다보니 다시 볼을 뒤로 돌리고, 이런 양상이 반복됐다. 이날 경기가 루즈했던 이유다.
브라질은 이날 경기만 봐서는 우승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모로코 수비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전술적으로 큰 특징이 보이지 않았고, 선수들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더 강한 전력의 팀과 만난다면 고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브라질 같은 팀들은 올라가면서 조직력이나 기동력이 좋아진다. 브라질이 지난 대회 스페인이나 독일처럼 주저 앉을지, 아니면 치고나갈 수 있을지는 두번째 경기를 봐야 할 것 같다.
모로코는 왜 다크호스인지 증명했다. 수비가 워낙 탄탄해서 무너지지 않겠더라. 공격적인 부분만 더 올라간다면 지난 대회의 성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경남FC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