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존 허(22)는 하루 뒤 선물 하나를 더 받았다. 세계랭킹이 130계단 상승해 137위가 됐다. 세계랭킹 톱50에 들면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에 자동출전한다. 존 허는 향후 '골프 귀족'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 2010년 10월 30일까지만 해도 이런 고민이 필요없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장기집권으로 세계랭킹 맨 윗자리는 반석보다 튼튼했다. 우즈의 몰락 이후 웨스트우드와 마르틴 카이머(독일), 도널드가 돌아가며 1위를 했다. 1986년 4월 6일 남자골프 세계랭킹이 처음 집계된 이후 최장 기간 1위는 우즈로 623주(약 12년) 동안 1위였다. 그 다음은 그렉 노먼(호주)의 331주, 세번째는 닉 팔도(잉글랜드)의 97주다. 최단 기간 1위는 톰 레먼으로 일주일만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역대로 세계랭킹 1위를 경험한 선수는 모두 15명이다. '세계 1위'라는 수식어 때문에 가장 괴로웠던 이는 아마도 데이비드 듀발(미국)일 것이다. 1999년 우즈와 1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15주 동안 1위를 했는데 한순간에 내리막을 탔다. 한때 랭킹 1000등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지금도 달갑지 않은 '전 세계 1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영광의 세계 1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꿈이다. 필 미켈슨(미국)은 PGA 투어에서 40승이나 거뒀다. 하지만 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우즈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년 2위. 2년전부터 우즈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주위에선 '절호의 찬스가 왔다'며 미켈슨을 주목했다. 긴장한 미켈슨, 이번에는 스스로 무너지며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