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2주 연속 우승자 탄생, 김비오 '다시 날다'

최종수정 2012-05-20 15:40


한국프로골프투어(KGT)는 한 선수의 2주 연속 우승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2007년 김경태(26·신한금융)가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매경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게 마지막이었다. 2009년 이승호(26·에쓰오일)가 에이스저축은행 몽베르오픈과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2주 연속이 아닌 2개 대회 연속 우승이었다.

그래서 제주도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2012년 SK텔레콤오픈(총상금 9억원·우승상금 2억원) 최종라운드의 모든 관심은 김비오(22·넥슨)가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느냐에 쏠렸다. 지난주 매경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비오는 SK텔레콤오픈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주 연속 우승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이했다.

그러나 KGT에 5년간 허락되지 않은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은 쉽지 않았다. 2009년 SK텔레콤오픈에서 투어 첫 승을 기록한 박상현(29·메리츠금융)의 최종 라운드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박상현은 1번홀부터 3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더니 4번홀에서는 이글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7번홀에서 다시 버디로 스코어를 줄인 그는 10번홀에서 이글로 두 타를 줄이며 3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섰다. 그 사이 김비오도 차곡차곡 스코어를 줄여 나갔다. 14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4타를 줄였다. 15번홀까지 박상현과 17언더파로 리더 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16번홀에서 김비오와 박상현은 각각 2개 대회 연속 우승과 3년만의 우승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였다. 서로 다른조에서 플레이하는 만큼 자신만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멘탈 싸움이었다.

김비오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매경오픈 우승 이후 집중력이 떨어질 법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맛본 우승의 기쁨은 그를 더 독하게 만들었다. 매경오픈이 끝나고 평소와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한 그였다. 각종 우승 행사에도 불참하며 SK텔레콤오픈에 집중했다. 18번 홀까지 그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반면 3년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단꿈을 꿨던 박상현은 스스로 자멸했다. 17번홀과 18번홀에서 짧은 거리의 퍼팅을 연속으로 놓치더니 결국 두 타를 잃으며 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쳤다. 먼저 홀아웃한 박상현이 15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것을 본 김비오는 18번홀에 들어서서야 미소를 보였다. 우승을 확신했다. 18번홀에서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 파 세이브했다. 18언더파 270타로 2주연속 우승의 새 역사를 쓴 김비오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2주만에 4억원의 상금을 벌어들인 김비오는 올시즌 상금랭킹 선두에 오르며 KGT 상금왕 0순위로 떠 올랐다. 김비오는 "그동안 열심히 했던게 보상받은 느낌이다"며 2주 연속 우승 소감을 밝히면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 한 두달 전부터 자신감을 되찾았다. 생각을 간단하게 하려 한것이 주효했다"고 우승 원동력을 전했다. 김비오의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재입성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PGA 투어 풀시드권을 잃은 그는 "앞으로 이 자신감을 쭉 끌어가서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겠다.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다시 뛰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3일 연속 퍼터를 바꾸며 화제를 모았던 최경주(42·SK텔레콤)는 최종라운드에서 3라운드때 썼던 퍼터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 1~3라운드까지 매라운드마다 퍼터를 바꿨지만 3라운드 때 퍼트감이 살아나자 '변화'대신 '유지'를 택한 것이다. 6년간 사용하던 두꺼운 그립의 퍼터(일명 홍두깨 퍼터)를 버렸지만 원하는 바는 이루지 못했다. 이날 보기 2개에 버디 1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0~100점으로 점수를 주면 퍼트는 5~10점 밖에 안된다. 그래도 땅바닥을 치면 튕겨 오르기 마련이다. 현재 퍼트가 바닥을 쳤다. 이제 튀어 올라가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제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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