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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4일 인천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고진영-박성현의 현대카드 슈퍼매치.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와 3위의 매치 플레이는 전 세계가 주목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2020시즌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가 연기된 상황에서 골프에 목마른 팬들이 세계 최강 태극낭자들의 플레이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플레이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박성현은 남자 골프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스윙 스피드로 장타를 날려 짧은 거리를 남겨두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지만, 고진영은 미스 없는 샷으로 공략지점으로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스타일이다. 강한 정신력은 두 선수의 장점이었다.
사전 인터뷰에선 서로를 칭찬했지만, 미묘한 자존심 경쟁도 느껴졌다. 박성현은 "진영이의 장점은 우승권에 있을 때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찬스를 잡는 능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은 "언니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무엇보다 LPGA 무대를 뛰는 선수들이 단점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전략은 180도 달랐다. 고진영은 "전략이 없는 것이 전략이다.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수비적으로 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성현은 "한 방만 노리기로 했다. 지고 있더라도 찬스 카드를 써서 한 방만 노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전감각은 박성현이 앞서있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12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이후 5개월 만에 공식경기 출전이었다. 박성현은 지난주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 바 있다. 박성현은 "지난 대회가 끝나고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감각을 개선하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그냥 편안하게 경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올해 TV중계가 있는 경기는 처음 한다. 물론 연습 때는 잘 맞을 수 있지만 해봐야 실전감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력은 언제든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방식은 '스킨스 게임'이었다. 각 홀별 상금을 걸고 타수가 낮은 선수가 승리한 홀의 총 상금액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었다.
뚜껑이 열렸다. 1000만원을 먼저 넘긴 건 박성현이었다. 8번 홀(파3)에선 퍼트 대결에서 박성현이 승리해 누적상금 1200만원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고진영도 만만치 않았다.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누적상금 1600만원으로 앞서갔다.
헌데 11번 홀(파4)에서 비긴 뒤 박상현이 12번 홀(파3)에서 찬스 카드를 내밀었지만 비겨 600만원으로 상금이 오른 13번 홀(파4)에선 무려 2400만원이 모아졌다. 그것을 고진영이 버디로 가져갔다. 둘의 격차는 순식간에 2800만원(고진영 4000만원, 박성현 1200만원)으로 벌어졌다.
이후 박성현의 상승세로 둘의 격차가 1600만원(고진영 4000만원, 박성현 2400만원)으로 좁혀진 상황. 17번 홀(파3)에서 또 다시 승부가 뒤집혔다. 고진영이 쐐기를 박기 위해 17번 홀(파3)에서 찬스 카드를 꺼내들자 상금이 2600만원까지 모아졌다. 그러나 승자는 박성현이었다. 버디로 누적상금 5000만원을 획득했다. 하지만 마지막 1000만원이 걸린 18번 홀(파4)에서 고진영이 승리, 승부는 5000만원씩 나눠가지면서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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