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실명 질환이 국민소득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그 중 한국은 선진국형 실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2002)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실명 원인의 1위 질환은 백내장(47.9%)으로 전체 실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녹내장(12.3%), 황반변성(8.7%), 각막혼탁(5.1%), 당뇨망막병증(4.8%) 이 잇고 있다.
국가별 경제 수준에 따라 실명 질환 달라
아시아의 대표적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싱가포르의 경우를 보면 일본의 실명원인 가운데 녹내장(24.3%), 망막변성(23.1%), 당뇨망막병증(20.6%)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68%다.
싱가포르 역시 당뇨망막병증(20.1%), 망막변성(17.5%), 녹내장(14.9%), 황반변성(13.4%) 질환의 비율이 66%에 이르고 있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은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이 38.5%를 차지하는 한편 당뇨망막병증 7.7%, 황반변성 7.7% 등 망막질환이 15.4%로 나타나 백내장에 이어 망막질환 실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후진국인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에서는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이 65%였다. 비위생적 환경으로 인해 세균성각막염의 일종인 트라코마(trachoma) 등 감염에 의한 각막질환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한안과학회 곽형우 이사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실명 원인 차이는 사회적, 경제적 이유에 기인한다"며 "선진국은 식생활 변화로 고혈압과 당뇨병 등 성인병 유병률이 높고, 고령화 사회이기 때문에, 당뇨가 원인인 당뇨망막병증과 고령화와 연관 있는 황반변성, 녹내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큰 실명 원인인 백내장은 의료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수술로 거의 완치 가능한 질환이다. 한편, 개발도상국의 경우 비위생적 환경, 낮은 영양상태로 인한 각막질환이 여전히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특정 지역의 경우 강에 사는 기생충이 야기하는 각막혼탁에 의한 실명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80년대부터 국내 망막질환 실명 증가, 선진국형 실명으로 변화
국내 실명 질환 추이도 경제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지는 백내장이 실명의 첫번째 원인 질환이었고(1960년대 31%, 1970년대 31%, 1980년대 36%), 그 뒤를 각막질환(1960년대 17%, 1970년대 17%, 1980년대 12%)이 차지했다. 특히 1970년대에는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산업재해 증가로 외상에 기인한 실명이 34%를 차지, 눈에 띄게 치솟기도 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 망막질환으로 인한 실명이 16%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최근 국내 3대 실명 질환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으로, 전형적인 선진국형 실명 추이를 나타낸다. 국내에서는 당뇨망막병증이 성인 실명 원인의 1위를, 황반변성이 노인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꼽힌다.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과 만성질환 증가로 망막질환은 늘어나는 반면, 영양개선, 위생 및 건강상태 향상으로 각막질환은 감소세를 보여 선진국형 양상을 띠게 되었다.
곽형우 이사장은 "노령인구 비율 증가와 당뇨, 고혈압 등 전신질환의 증가로 국내 실명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어 평소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국내 3대 실명질환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질환이 진행되어 시력에 손상을 받으면 회복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는 만큼 안과 정기검진을 통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명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며, 실명에 이르지 않는 기술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백내장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 수준의 발달과 보급으로 인해 백내장이 실명을 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