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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건어물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일본 만화에서 나온 말로, 직장에서는 매우 세련된 이미지이지만 일이 끝나면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트레이닝복 등의 허름한 차림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여성을 일컫는 단어다. 마치 말린 건어물처럼 인간관계나 감수성이 메말라 있다고 해서 생겨난 말인데,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에서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다. 애인이 없는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스스로 건어물녀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3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보노벨라의 초기 런칭을 담당했던 남영비비안 상품기획팀의 김한준 과장은 "익숙한 파자마란 아이템의 기준에서 벗어난 이지웨어라는 아이템으로 단독 브랜드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낯설어 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지웨어라는 개념이 익숙해지고 제품을 찾는 연령대도 다양해지면서, 당초 40대 정도의 중년층을 타깃으로 하다가 지금은 20대까지 그 연령이 내려가고 제품의 디자인도 젊어지고 있다. 또한 남녀가 함께 세트로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구성하면서 예비 신혼부부들이 찾는 아이템에 이지웨어가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타 속옷업체에서도 이지웨어를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에는 속옷을 전문으로 하는 SPA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랜드의 '미쏘 시크릿'은 이지웨어의 비중이 30%에 달하며, 좋은사람들의 '퍼스트 올로'도 매장의 15% 정도를 이지웨어로 채우고 있다.
이지웨어 아이템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자마나 트레이닝 복처럼 세트를 고집하지 않고, 팬츠, 티셔츠, 원피스, 스커트 등 단품 위주로 판매된다. 그래서 서로 다른 아이템끼리 매치가 가능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옷과도 활용이 가능하다. 색상은 편안하게 입는 이지웨어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핑크, 크림, 민트 등 파스텔 계열이 많다.
디자인은 실내복과 외출복을 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반 파자마와는 많이 다르다. 티셔츠는 아예 심플한 단색을 사용하거나 화려한 프린트를 이용해 하의와 여러 가지 매치를 가능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바지의 경우는 가벼운 외출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좀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폭이 넓은 헐렁한 느낌이 아니라, 입었을 때 다리 선이 길어 보이는 부츠컷(허리에서 무릎까지는 폭이 좁은 데 반해 무릎 아래부터는 폭이 넓어지는 디자인) 라인이나 윗부분이 봉긋한 배기팬츠 라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올 봄과 여름을 겨냥해 선보인 이지웨어들은 오렌지나 핑크 등의 여성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상과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연한 녹색 등의 색상들이 공존하고 있다. 계절이 모호해지고 더운 날이 많아지면서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원단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