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울상이다. 그리스를 뇌관으로 끌어안은 채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유럽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주요 선사가 몰려있고, 세계 조선업을 주도하는 한국 조선업계도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의 유럽발 위기탈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침체된 상선분야와는 달리 성장성이 큰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호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석유값이 고공비행을 하는데다, 중동의 석유 매장량도 한계상황에 맞닥뜨리고 있기에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사들은 심해의 유전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주 초 노르웨이 프레드 올센에너지사로부터 7억달러(약 8200억)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일괄수주계약 방식으로 이번 계약에는 옵션 1척도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추선을 군산조선소에서 건조해 2015년 3월 선주측에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추선은 수심 70~3000m의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해수면에서 최대 1만2200m까지 시추할 수 있다. 길이와 폭은 각각 123m, 96m. 반잠수식 시추선은 물에 직접 닿는 선체면적이 작아 북해와 같이 파도가 심한 해역에서 효과적인 시추작업을 할 수 있는 게 특징.
현대중공업은 이에 앞서 이달 초 미국 다이아몬드사로부터 6억5000만달러(약 7600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드릴십은 해상플랫폼 설치가 힘든 깊은 수심의 해역에서 원유나 가스를 시추할 수 있는 선박형태의 시추설비다. 다이아몬드사는 32척의 반잠수식 시추설비 등을 갖춘 세계적인 원유 및 가스시추 전문회사로 지난해부터 드릴십 4척을 모두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드릴십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 지난해에는 세계 최다인 11척의 드릴십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드릴십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11월 첫 드릴십인 '딥워터챔피언(Deep Water Champion)'호가 미국 트랜스오션사에 인도되면서부터다. 현대중공업의 드릴십은 철저한 드릴십 전용설계로 선박의 크기를 최적화해 유지비를 줄이는 대신 연료의 효율을 높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핵심설비인 스러스터(Thruster·조종 보조장치)의 선상 수리가 가능하도록 해 유지·보수에 따른 비용을 크게 줄였다.
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주에 성공한 부유식 해상 LNG 공급기지인 LNG-FSRU를 올해에도 추가로 수주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최초로 척당 20억달러를 웃도는 LNG-FPSO(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의 독자모델을 개발하는 등 해양플랜트 분야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양플랜트 시장 규모는 2010년 1400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3200억 달러로 10년새 2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육상 에너지자원이 점차 고갈됨에 따라 심해 에너지자원 개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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