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좋은 시절. 꼭 멀리 떠나야 제 맛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쐴 수 있다면 그보다 근사할 게 또 없다, 수도권 인천공항 인근 무의도 일원은 뛰어난 접근성으로 알뜰 나들이의 명소가 되고 있다. 특히 코레일공항철도의 서울역에서 거잠포 앞 용유임시역까지 운행하는 바다열차에 오르면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바다의 낭만에 빠져들 수가 있다. 특히 최근 인도교가 놓인 소무의도의 '무의바다누리길'은 호젓한 섬 여행을 꿈꾸는 경우라면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소무의도(인천)=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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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열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무공해 자연을 맘껏 호흡하자는 취지도 지녔다. 차창으로 시원스레 펼쳐진 갯벌과 붉은 칠면초의 장관을 바라보며 일상탈출의 묘미에 젖어 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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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유임시역에 내리면 바다여행이 시작된다. 인근에 한적한 포구 모습을 지닌 거잠포와 용유도 최대 갯벌체험장인 마시안 해변, 무의-실미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무의-실미도는 용유임시역에서 무의도행 배가 떠나는 잠진 선착장 까지 걸어서 20여 분 거리. 따라서 주말이면 바다열차를 이용해 무의-실미도 섬 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줄지어 찾는다. 특히 최근에는 '소무의도'라는 새로운 여행지가 선보이며 내방객이 급증하고 있다. 무의도와 소무의도 사이 인도교(길이 414m, 폭 3.8m)가 놓인 데다 소무의도에 명품 걷기코스인 '무의바다 누리길(2.48㎞)'이 개통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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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누리길은 섬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편안한 산책로에 다름없다. 특히 주요코스가 나무데크로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바닷바람을 쐬며 여유로운 발걸음을 뗄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해안길-산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조그만 포구와 신록이 우거진 숲, 시원한 바다 전망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지루하지가 않다.
특히 누리길 주요코스에 마련된 전망데크에서는 팔미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 영흥도, 대부도, 무의도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 속에 다리쉼을 할 수 있어 한결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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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누리길은 금세 완주할 수가 있다. 빠른 걸음이라면 1시간 정도, 쉬엄쉬엄 사진촬영에 다리쉼도 하자면 두어 시간 정도 걸린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서울 가까운 곳에 이런 호젓한 섬이 있을 줄 몰랐다. 너무 알려지는 게 아까울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소무의도에는 현재 두개의 마을(동쪽-서쪽)에 40여 가구 4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군 병참기지로도 이용됐던 이곳은 60년대 까지만 해도 500여 명이 거주하며 조기와 새우 잡이의 전진기지로 풍요로웠던 섬이다. 아울러 소무의도는 역사적으로는 본섬인 대무의도보다 더 내력이 있는 섬이다. 무의도가 조선 말기까지 소를 키우는 목장이었던 데 반해 소무의도는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1700년 무렵 박동기라는 사림이 처음 입도 한 뒤 기계 유 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며 섬을 개척했다고 전해진다. 섬 주민들이 '할아버지 묘'로 부르는 시조묘(박동기 묘)가 지금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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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도 투어의 관문격인 거잠포와 무의도도 빼놓을 수 없는 나들이 명소다. 우선 거잠포는 용유임시역에서 나서면 제일 먼저 닿는 곳이다. 무의도 가는 길목으로 갯벌에 드러누운 고깃배들의 평화로운 풍경 등 한적한 어촌포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포구 앞에 횟집 등 음식점이 입점한 회 타운이 형성돼 있어 푸짐한 조개칼국수, 매운탕, 회 등 싱싱한 제철 해물을 맛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포구 왼쪽으로 인천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들어오고, 포구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일몰과 함께 일출도 아름다워 당진 왜목마을처럼 '해 뜨고 해지는 포구'로도 유명하다.
소무의도를 가기위해서 반드시 거치는 무의도 또한 둘러 볼 곳이 쏠쏠하다. 섬의 모양이 마치 무희의 옷처럼 아름다워 '무의(舞衣)'라는 이름을 얻었다. 여의도만한 크기의 섬에 하나개, 실미해수욕장 등 2개의 해수욕장과 호룡곡산(246m)~국사봉(230m)을 잇는 섬산행 코스가 있다. 등산로는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으며, 서해의 황홀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일몰 산행지로도 유명 하다 맑은 날에는 태안반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하나개해수욕장은 권상우-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 세트장이 관광명소로 됐고, 초승달 모양의 실미해수욕장 건너편에는 영화 '실미도'의 촬영 장소이자 실미도 사건의 실제 무대인 실미도가 있다. 매일 썰물 때면 하루 3시간 정도 바닷길이 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그 밖의 시간대에는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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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 '주말 서해바다 열차'=코레일공항철도는 11월 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서울역~용유 임시역을 4회 왕복하는 '주말 서해바다 열차(www.arex.or.kr)'를 운행한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39분~10시39분 1시간 간격 출발. 용유 임시역~잠진도 선착장 도보 15~20분, 큰무리(무의도) 선착장까지 무룡호로 5분(30분 간격, 왕복 3000원, 승용차 2만원). 큰무리 선착장~광명마을(샘꾸미) 합승 마을버스 20분(1100원). 코레일공항철도(032-745-7343)
◇평일=인천공항역에서 하차, 3층 5번 승강장에서 222번 버스를 타고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 무의도해운(032-751-3354).
여행팁=소무의도는 물이 빠졌을 때가 보기 좋다. 물속에 잠겼던 기암들이 모습을 드러내 해안 풍경이 한층 아름다워진다. 입장료 대신 청소비 1000원을 내면 갯벌에 나가 조개-박하지(민꽃게) 등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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