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믿지?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고 살게 해줄게."
2006년 출간되어 140만부 이상 읽히며 우리 사회에 '배려' 열풍을 일으킨 책 '배려'의 작가 한상복은 그 0.5란 바로 자신의 몫이라 말한다. 당신이 여자라면, 남자의 0.5 그리고 그 부모의 0.5가 당신이 하기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0.5와 0.5를 더해봤자 겨우 1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한상복은 이것만으로도 인생이 확 달라진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 1에 대하여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냥 해보면 다 안다고 등을 떠밀 뿐이다.
한상복은 신간 에세이 '여자에겐 일생에 한 번 냉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를 통해 현실로부터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른의 사랑'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김새마냥 제각각 다르면서도 혈액형처럼 비슷한 우리 주변의 연애와 결혼. 그 뒷모습을 눈여겨본 결과, 사랑을 온전히 지켜내는 커플들은 '서로의 차이'가 충돌할 때마다 냉정하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현실적인 균형감각을 지녔다고 한다.
한국형 스토리텔링의 1인자답게 한상복은 36개의 서로 다른 갈등을 겪고 있는 다양한 커플들을 등장시킨다. 내 모습일 수도 있는 '세상 어디에나 있는 흔한 커플'들의 이야기는 평행봉 위를 아슬아슬 걸어가듯 사랑을 지켜내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여자를 악녀로 만들어버리는 나쁜 남자도 있고, 사랑을 무기로 휘두르는 여자도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이야기 형태로 전개되지만 최신 뇌 과학으로부터 문화인류학, 심리학, 철학, 전래동화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어, 읽다 보면 저절로 사랑과 결혼생활의 지혜를 듬뿍 얻게 된 느낌이 들 정도다.
사랑의 절정에서 냉정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