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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근처 대형마트에 갔다. 아이들 먹을 과자 몇 봉지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와이프'가 "그거 세일 많이 안하잖아. 세일 많이 하는 걸로 사"라고 했다. '헉!', 과자 한 봉지도 마음대로 못산다.
대형마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객, 주부들이다.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 주부평가단과 대형마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많이 찾는 마트는?
주부평가단은 이마트를 가장 자주 찾았다. 104명중 47명, 45%가 표를 던졌다. 2위는 홈플러스였다. 30명, 29%가 손을 들었다.
첫 번째 주제였던 홈쇼핑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다. 지난주 홈쇼핑 평가에서 1위와 2위의 표차는 단 2표였다. GS홈쇼핑이 CJ오쇼핑을 종이 한 장 차로 앞섰다. 이번 주제에서는 차이가 크게 났다. 선호도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마트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거리'다. "집 앞에 있어서"라는 답이 많았다. 실제로 이마트는 대형마트 중 점포수가 가장 많다. 152개다. 그 덕을 크게 봤다. 다음으로는 역시 상품의 질이다. "제품이 다양하고 다른 마트에 비해 신선하다. 특히 과일 종류가 괜찮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양하면서도 이벤트도 마음에 든다"는 대답도 있었다. "그냥 익숙해서"라는 주부도 꽤 있었다. 이밖에 "환불 반품 정책이 마음에 든다", "다른 마트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인 것 같다", "상품을 찾기 쉽게 진열해 놓았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이마트측은 "이마트는 대형마트의 선도기업으로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의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싸게 공급해왔다"며 "그 대표적인 상품이 '생활을 바꾸는 상품'이다. 홍삼정 ,비타민, LED 전구 등 생활을 바꾸는 상품들의 가격거품을 걷어내는 것은 물론 품질까지 끌어올리며 고객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점포수와 다양성에서 밀렸다.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집근처라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숫자의 벽을 못 넘었다. 홈플러스 점포수는 139개다. 여기에 "상품의 다양성에서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이용할 때 동선이 편리하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칭찬이 있었다.
3위는 롯데마트가 차지했다. 18명, 17%의 지지를 받았다. "백화점과 연계된 쇼핑시스템이 편리하다", "'통큰할인'이 마음에 든다"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마트 역시 가장 많은 대답은 "가까워서"였다.
4위는 코스트코였다. 8명이 선택했다. 적은 점포수, 다른 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직원 불친절'에 대한 불만으로 최하위에 처졌다.
위기의 대형마트
앞서 언급했듯 대형마트의 매출은 하향세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올해 1월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5∼21% 줄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15%씩 감소했고 롯데마트는 21.5% 줄었다. 업계는 올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 관련해 지난해의 경우 설이 1월에 있었던 점을 꼽고 있다. 올해는 설이 2월에 있는 만큼 설 이후 매출을 집계해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9%를 기록했다. 2012년 2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하락곡선이다. 한번 꺾인 상승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20.7%가 줄었다. 5831억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38.6%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13조1537억원, 0.9% 늘었다. 3개의 신규점포 덕분이다. 하지만 신세계에서 분사한 뒤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세는 처음이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의무휴업 적용과 다양한 쇼핑 업태와의 경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무휴업의 영향은 전체매출의 6%정도로 보고 있다"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와 다양한 상품,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로 위기를 이겨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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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칭찬보다 쓴소리를 더 잘 들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주부평가단은 불만도 함께 털어놓았다. '직원불친절'에 따른 불편이 가장 많았다. 총 30명, 29%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상품문의시 답변 지연", "비전문성으로 인한 답변 불친절" 등 답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직원의 불친절은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주원인"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한 주부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롯데마트와 코스트코가 많았다.
다음으로는 상품의 질에 대한 불만도가 높았다. "쌀을 구입했는데 부패한 상태였다", "광고전단지와 질이 달랐다"는 등의 대답이 나왔다. 선호도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좀 더 많은 지적을 받았다. 많이 팔린 만큼 불만도 비례했다.
이밖에 '환불, 반납 불편'(11명), '주차불편'(10명), '다양성 부족'(6명) 등이 지적을 받았다. "특별히 불만은 없다"고 답한 주부도 9명 있었다.
지난해 대형마트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홈플러스는 노조 파업, 경품추첨 비리, 고객정보 불법판매 의혹에 짝퉁판매 논란까지 겪었다. 불황 극복을 위해서 경기 활성화와 신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쓴소리 속에 답이 있다. 대형마트가 사는 법, 이렇게 정리해보겠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한 직원의 서비스질 향상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상품을 값싸게 판매 ▲납품업체와의 상생과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 최소한 이 3가지만 하면 될 것 같다. 사업다각화 등은 각 업체의 몫이다.
이와관련 이마트측도 "대형마트의 주고객인 주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서 더욱 영광스럽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상품을 발굴, 공급하여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는 국민 대형마트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