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살펴본 다이어트의 가장 큰 실패는 미각중독이다. 미각중독은 특이한 원인질환 없이 습관적인 특정 맛의 탐닉적 추구로 맛을 느끼는 대뇌회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으로 특정 맛에 대해서만 맛을 느끼고 다른 음식을 먹었을 때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다.
미각중독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거치면서 우리의 건강을 망친다. 성인병의 뿌리인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미국에서 15년간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중이 4.5㎏ 더 늘었고, 인슐린 저항성에 노출될 확률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식습관을 왜곡시켜 편식을 일으킨다. 미각중독을 가진 사람이 채소를 싫어하는 이유는 건전한 맛이 주는 밋밋함도 있지만 오랫동안 씹어야 한다는 섬유질의 특성에도 기인한다. 식사속도가 빨라져 과식경향을 부추긴다. 빠르게 먹을수록 비만으로 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반복적으로 고혈당과 저혈당을 일으킨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나 탄수화물음식을 단기간에 과량섭취하면 이를 대사시킬 인슐린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과다 분비된 인슐린으로 신체는 일시적인 저혈당상태에 빠진다. 저혈당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야기한다. 저혈당은 다시 탄수화물 갈구현상을 일으켜 탄수화물 폭식을 유발한다.
1. 관점의 전환. 미각중독은 대뇌피질의 학습경험을 바탕으로 공고화되므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본인의 탐닉음식이 입만 즐거운 중독적 음식인지 영양까지 겸비된 건강식인지를 생각한다.
2. 버티기. 담배를 끊을 때 10초만 다시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하듯이 탐닉 음식을 먹을 때는 한 번 더 버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3. 식사 순서 바꾸기. 미각중독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자극적인 음식을 먼저 먹는다. 순서를 바꾸어 젓가락을 먼저 샐러드나 나물 등의 입맛 인내심을 길러주는 섬유질부터 먹도록 한다.
4. 미각지우기. 우선 입안에 머물고 있는 뇌에 각인된 맛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를 한 뒤는 음료수를 마시더라도 양치질로 치아와 혓바닥까지 닦아낸다.
입 안이 심심할 때마다 물을 마시고, 커피를 마신 뒤에는 반드시 물 2컵으로 보상한다. 씹는 자극이 필요할 때는 단맛이 없는 채소나 무가당 껌을 선택한다. 문제음식 제거생활을 실천한다. 커피 중독이라면 기간을 정해놓고 5일간 커피를 먹지 않는 식이다. 음식의 풍미를 느끼도록 조리단계에서 신경을 쓴다. 조리 단계에서 간을 약하게 하는 대신 국이나 찌개에 들어가는 채소를 2배로 늘린다. 국물은 먹지 않고 김치 깍두기는 물에 씻어먹는다.
5. 심리적 보상. 본인이 생각하기에 맛이 없지만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 음식을 먹거나 탐닉음식에 대한 유혹을 참아낼 때마다 스스로를 칭찬한다. 글·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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