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의사가 자신이 고안한 시술법으로 '림프부종'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세계 의료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막히거나 림프 기능부전으로 주로 사지가 심하게 부어오르는 질환이다. 몸의 일부가 거대해져 외적 자신감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우울증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선천적으로 림프 계통에 문제가 있거나, 암수술·방사선치료·항암치료 등을 받은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선진국에서조차 림프마사지, 압박스타킹 착용 등 관리 차원의 처방만 이뤄지고 있다.
환자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었다. 1011명 중 780명이 41~70세 이상 연령대에 속했다. 39세 이하 환자는 125명으로 이 중 선천성은 103명, 후천성은 22명이었다. 림프부종의 경우 젊은 환자는 선천성인 경우가, 나이가 든 사람에선 후천적인 경우가 많았다.
후천적 림프부종의 경우 645명(59.4%)이 암 발병 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림프부종을 일으킨 암종은 ▲자궁암 393명(39%) ▲유방암 154명(15%) ▲난소암 32명 순이었다. 자궁암과 난소암 환자는 대개 다리가, 유방암 환자는 팔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했다. 이밖에 원인으로 다른 수술 후유증 59명, 대사증후군 49명, 감염 21명, 원인불명 10명 등으로 조사됐다.
림프부종 환자의 97.1%에서 부종이 팔다리 등 사지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다리부종이 팔부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림프부종은 초기부터 철저히 치료해야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데, 내원한 환자의 73%는 발병 후 6~10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천적인 림프부종 환자 중에는 20년 이상 된 경우도 있었다.
심영기 원장은 "림프부종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압박붕대와 압박스타킹으로 환부를 압박하고, 림프드레나지(배출) 마사지 등을 시행하는 게 유리하지만 이들 방법은 예방에 그칠 뿐"이라며 "이미 림프부종이 심해져 굵어지고 섬유화가 진행돼 딱딱해진 경우에는 환부를 줄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그는 이 같은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지방흡입 및 림프흡입수술과 함께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이끌어냈다. 모든 환자의 팔다리에서 나타난 부종의 부피가 줄어든 것이다. 1년 후에도 103명은 꾸준히 부피가 줄어들었다.
기존 예방 차원에 그치던 림프부종 치료를 '실질적 개선' 단계로 끌어올린 셈이다. 최소침습수술로 흉터가 적고, 수술 당일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환부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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