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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이 좋았다." 경주 우승 비결을 묻는 질문에 기수와 조교사가 심심찮게 답하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7월 30일(일) 서울에서 열린 일간스포츠배에선 당산파워(3세)가 매끄럽게 출발대를 빠져나온 후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인터뷰에서 박재우 조교사는 "2~3위로 경주를 풀어가려 했는데 스타트가 워낙 좋아 기수가 선행으로 작전을 바꿨다"면서 "그 덕분에 우승을 차지한 것 같다"고 경주를 평했다. 이처럼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출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다음으로 기수의 중심이동이 좋지 못해 출발이 나쁜 상황도 발생하곤 한다. 문이 열리면 경주마는 본능적으로 뛰쳐나가는데 이때 균형을 잃은 기수가 고삐를 잡아당길 시 말은 추진력을 잃게 된다. 경주거리가 단거리일수록 이는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수는 고삐의 연결 및 밸런스를 정확히 유지해 경주마의 좋은 출발을 유도해야 되지만 예기치 못한 실수가 벌어지는 것이다.
불안정한 출발로 당초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 기수는 재빨리 작전을 새로 구상해야한다. '무리해서라도 추진할까?', '다른 작전을 수행할까?' 머릿속에 2~3가지 선택지가 떠오르는데 제아무리 베테랑이라 할지라도 그 순간에 직면하면 선뜻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 최대한 말의 경주습성을 고려해 경주 전개를 펼쳐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그렇다고 출발이 좋으면 100% 경주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기수가 주행전개와 페이스조절에서 얼마나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냐에 따라 순위는 크게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