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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아모레 사돈 맺는다. 아모레 2대 주주 서민정씨를 사로잡은 홍정환씨는 누구?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20-04-09 08:35


보광그룹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사돈의 연을 맺는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씨(35)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29)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들은 서로에 대한 호감 속에서 성숙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생인 홍정환씨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이다. 현재 보광창업투자의 투자심사부에서 근무중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모바일/IT, 헬스케어 서비스 등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관하는 전문기술 관련 분야 투자세미나 등에도 참석하는 등 관련 분야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다고 한다.

홍정환씨는 보광창업투자가 지난 2015년 한화(인베스트먼트, 드림플러스), 스파크랩스 컨소시엄 등과 IoT 스킨케어 솔루션 웨이(Way)를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다. 웨이웨어러블은 2014년 9월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IoT와 코스메틱을 결합한 디바이스를 생산하며 뷰티테크 기업으로 조명을 받은 곳이다. 보광창업투자는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성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등에 주목,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정환씨는 BGF 50만2113주(0.52%), BGF리테일 26만8986주(1.56%)를 보유 중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일 종가 기준 BGF는 21억2393만원, BGF리테일은 400억7891만원 가량이다.

1991년생인 서민정씨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했다.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가 6월 퇴사, 중국 장강상학원(CKGSB) MBA 과정에 입학했다. 중국 장강상학원의 MBA 과정을 마친 이후에는 중국 온라인 마켓 징동닷컴에서 디지털 업무를 했고, 2019년 10월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뷰티영업전략팀 과장 직급으로 재직 중이다. 뷰티영업전략팀은 국내 화장품 영업을 담당하는 부서다.

서민정씨는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중학생때부터 수차례 지분 증여를 받아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만 놓고 본다면 서경배 회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대 주주다. 주력 비상장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등의 지분도 각각 18.18%, 19.52%, 19.52%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경영승계 후보 1순위로 꼽혀왔다.

양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측근은 "아직 결혼 날짜를 잡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사람의 만남을 양가 어른들이 다 알고 있는 가운데 축복 속에서 교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가지 일정은 뒤로 미루고는 있으나, 좋은 소식을 조만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만남은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재벌가끼리 사돈을 맺는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광그룹은 국내를 대표하는 명문가 이미지가 강하다. 보광그룹의 모태는 법무부장관 출신인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TV 브라운관 생산을 위해 설립한 (주)보광이다. (주)보광은 초기 삼성과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성장했으나, 1999년 삼성과 결별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이후 장남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당시 중앙일보를 맡고 세 명의 남동생이 각각 보광그룹 사업을 맡아 경영하는 구도로 독립경영을 펼치고 있다. 2007년 검사 출신인 2남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과 삼성SDI 부사장 출신인 3남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유통'과 '금융', 4남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레저 및 반도체' 사업에 주력해왔다.

보광가는 혼맥이 화려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보광가의 장녀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고 신직수씨의 딸 신연균씨와 결혼, 2남1녀의 자녀를 뒀다. 장녀인 홍정현씨의 남편이 GS그룹 일가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LS와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은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의 딸 구희나씨와 결혼했다.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의 아버지는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으로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이다.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은 서울대 사회학과와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삼성코닝과 삼성전관(현 삼성SDI)을 거쳐 현재 보광창업투자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형제들과 함께 보광그룹을 이끌고 있다.

4남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외교관 생활과 청와대 비서실 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보광그룹에 몸을 담아 2004년 말에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보광가의 막내딸인 홍라영씨는 삼성문화재단에 입사해 삼성과 연을 맺고, 지금은 리움 미술관 부관장으로 대외활동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홍라영씨의 남편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둘째 아들인 노철수씨로, 에미커스파트너스 대표를 맡고 있다.

한편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막내딸인 신윤경씨와 결혼한 서경배 회장은 199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세계 일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강력 주문했다. 그의 진두지휘 아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능성 화장품인 '레티놀 2500'을 시작으로 '아이오페', 한방화장품 '설화수'와 명품 브랜드 '헤라'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1997년 6900억원이던 매출액은 2006년 1조2730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서경배 회장은 취임 후 임직원과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화장품 판매의 일선 직원과 소통하며 그만의 조직관리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아시안 뷰티'란 슬로건 아래 직원들이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미의 전도사', '아름다움을 파는 기업의 얼굴' 이라는 자부심을 부여하는 식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 6조2843억원을 기록했다. 취임 초기인 1997년 매출 6900억원, 취임 10년차인 2006년 1조273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10배, 5배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997년 522억원에서 지난해 4982억원으로 9.5배 가량 늘었다.

그간 아모레퍼시픽그루은 화장품을 사업이 아닌, '뷰티 문화'로 승화시키기 위해 움직여왔다. '아시아 뷰티'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의 모티브를 적극 활용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역사를 통해 명문가가 문화를 이끌어 가는 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보광의 명문가 이미지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이후 무형이든 유형이든,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익성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원년으로서 올해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보광그룹의 만남은 여러모로 업계에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한 재계 인사는 "보광은 삼성을 필두로 국내 정재계를 아우르는 혼맥으로 얽혀 있는 곳이다. K뷰티의 중심에 있는 아모레퍼시픽이 보광과 사돈 관계를 맺으면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과 해외 사업 확대 등 양 그룹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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