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철 한파가 한풀 꺾이고, 일일 최고기온 10도를 넘나드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캠핑이나 등산과 같은 본격적인 야외 활동에 나서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의 '캠핑 카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연중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취미 생활로 캠핑을 택한 '캠린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은 각각 93%, 81% 많이 팔려나갔다. 캠핑 요리 시 필요한 장작, 숯 등 연료 판매량을 237%, 바비큐용 그릴은 41% 증가했다. 캠핑 필수용품인 텐트 판매량도 25%나 늘어났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롯데마트에서 침낭, 해먹과 같은 '캠핑용 침구'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0.1%, 텐트는 87.9% 늘었다.
대표 캠핑 메뉴로 손꼽히는 돼지고기는 41.6% 더 팔렸고, 롤과 초밥, 김밥 등 냉장 식품은 48.7%, 주류는 24.6%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도 캠핑 테이블(526.7%)과 그늘막(280.7%), 아이스박스(102.8%), 숯·바비큐 용품(165.5%) 등의 수요가 증가세를 보였고, 전체 캠핑용품 매출은 2배로 뛰었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해외여행과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 방문이 꺼려지는 분위기 속 새로운 여가 활동으로 캠핑이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공개한 '국내 관광 변화상'에 따르면 지난해 내비게이션 목적지 중 대표적인 비대면 여행지인 '캠핑장' 검색량은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이외에 붐비는 인파를 비교적 손쉽게 피할 수 있는 자동차극장(144%)과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이 뒤를 이었다.
제주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제주관광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검색 키워드 중 '캠핑'과 '차박' 같은 여행 형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제주관광공사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블로그·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트립어드바이저 등에 실린 약 12만건의 데이터 분석 결과, 백패킹(backpacking)·차박·오토캠핑 등이 여행객들 사에이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유통업계는 판촉 활동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고객들의 캠핑 트렌드를 분석. 예년보다 한 달 반 빠르게 캠핑용품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일반적인 메인 캠핑 시즌은 4~9월로, 특설매장 전개는 보통 4월 중순경부터 진행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높아진 캠핑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3월 초부터 본격적인 행사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북미 아웃도어 브랜드 '스탠리(STANLEY)'의 대표 상품 워터저그(보랭물통)와 아이스박스를 직수입해 전년보다 2.5배 늘린 11만2000여개 물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60시간 얼음을 유지할 수 있어 캠핑족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이라 불리우는 워터저그는 다양한 색상과 용량을 준비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오는 17일까지 스탠리 워터저그와 아이스박스를 동시에 구매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된다.
3월 18일부터는 이마트 성수점을 비롯한 10개 점포에서는 '스탠리 시즌 팝업스토어'가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이달 중순에는 아이스박스 브랜드 '이글루(IGLOO)'의 아이스박스 4종, 월마트 아웃도어 PB 브랜드 '오작트레일(OZAK TRAIL)'의 프리미엄 쿨러백도 선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봄철을 맞아 캠핑을 떠나려는 고객분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캠핑 트렌드를 면밀히 관찰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캠핑용품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온라인몰에서 오는 8~14일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캠핑이나 등산과 같은 야외 활동에 입기 적합한 노스페이스, K2, 아이더,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한데 모은 온라인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43.5% 증가했다. 레깅스를 비롯한 애슬레저 패션 매출은 70.2%나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캠핑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젊은 연령대가 증가하면서 아웃도어 매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넓어진 소비 연령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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