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 가구와 가전·자동차 소비에 주력했던 소비자들이 지난해에는 가방과 옷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목돈을 쓸 방법이 막혀 내구재 소비에 주력하던 사람들이 작년에는 집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의복과 가방 등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인 내구재) 판매는 12.4%나 증가했다. 내구재 판매가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1999년 13.2% 이후 22년만이다. 뒤집어보면 2020년에 전년 대비로 12.5% 줄었던 것에 따른 반작용 성격이 강하다.
쉽게 풀이하면 소비자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뤄뒀던 준내구재 소비에 나선 것이다.
가방 역시 2020년 32.1% 줄었던 데 따른 반작용 성격이 상당하다. 보복성 명품 소비가 가방 매출에서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있다. 의복 판매액 역시 2020년에 17.4%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는 15.0% 늘었다.
가방이나 의복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본격적인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해 내구재 판매는 2020년보다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승용차는 2020년에 판매액이 16.3% 급증한 여파로 지난해에는 0.3% 감소했다. 가전제품은 2020년에 21.2%나 판매가 늘었지만, 지난해 들어 다시 9.5% 증가했다. 가구 역시 판매가 23.3% 급증한 후 다시 5.0%가 늘었다.
가전과 가구 등 내구재 품목은 코로나19로 2년간 호황기를 맞았던 셈이다.
이와 달리 준내구재 중 신발은 2년째 불황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20.6%나 감소했으나 지난해 2.2% 또다시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말로 가면서 준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내구재 판매도 상당 부분 좋은 한 해였다"면서 "외부활동이 늘었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선 부족한 수준이다 보니 신발 등의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