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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변화'가 새로운 골프 비즈니스모델로 떠올랐다. 경영 2~3세를 비롯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VC)이 실내골프연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의류 등 골프 관련 시장이 무한 확대를 거듭하더니, 이젠 부동산 영역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골프 연습을 넘어 골프 관련 모든 활동이 가능한 일명 '골프스튜디오'가 그것. 골프의 모든 것을 품고 있어야 하는 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수익성 확대를 위해선 고객 접근이 중요해 향후 부동산 경쟁력이 사업 성장성을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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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실내골프연습장은 단순 연습 공간으로 건물 지하와 옥상, 헬스장 한켠에 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로얄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픈 형태로 북적북적 여러 사람과 함께 시설을 이용했던 것과 달리 프라이빗한 룸 형태로 변한 것이다. 골프스튜디오의 매력은 럭셔리한 시설과 화려한 조명, 개인적인 골프 연습과 레슨, 피팅 등이 가능하고 여럿이 모여 스크린골프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몇 곳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코로나19 발생 이후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인플루언서들의 SNS에서 골프스튜디오에서의 인증샷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실내골프연습장이 연습만을 하는 곳이 아닌, 골프 관련 모든 문화를 한 곳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IT기술을 통한 예약 플랫폼을 활용해 이용 매장과 레슨 프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이용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골프스튜디오에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활발해진 이유다.
골프스튜디오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떠오른다. 취미인 골프 연습을 위해 골프스튜디오에 방문한 모습과 연습 동영상을 종종 SNS에 업로드한다. 정 부회장은 취미인 골프 취향이 반영된 골프아카데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는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주도로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프리미엄 골프 아카데미 '트리니티 GX' 오픈을 추진하고 있다. 코엑스몰은 뛰어난 접근성과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춘 강남의 중심권에 위치하고 있어 관련 시장 공략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트리니티 GX를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준비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운영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아카데미 외 수익사업을 위한 부대사업 매장 확보 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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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VC)의 골프스튜디오 관련 투자도 활발하다. 2016년 서울 강남구 신사점(1호점)의 프리미엄 골프스튜디오를 선보인 더프라자(TPZ)의 경우 지난해 7월 TPZ 골프스튜디오 삼성점을 오픈하는 등 매장 수를 확대하고 있다. TPZ가 현재 운영하는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6개(골프관련 매장 15개), 회원 가입자 수는 3만3000여명 이상이다.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 회원 가입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TPZ는 사업경쟁력을 인정받으며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지난해 말 기준 8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현재 시리즈B를 통한 투자금 유치도 진행 중이다. TPZ는 투자금을 활용해 골프스튜디오 매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랩 골프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짐티는 지난해 서울대 기술지주 및 국내 유수의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누적 투자액 6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8월에는 티랩골프역삼678점을 오픈하는 등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짐티는 온라인 결제와 예약 및 운동 데이터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제공 중이다.
엑스골프는 지난 4월 기존 YG플러스가 소유하고 있는 자사 지분 55.26%를 내부 경영자인수(MBO)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내부 경영진은 엑스골프 창립 대표인 조성준 대표로, YG플러스 보유 주식 전량을 매입한다. MBO에는 사모펀드와 벤처VC 등 다수의 SI(전략적 투자자)가 참여, YG 플러스가 공시한 금액 187억원을 포함해 네이버 펀드가 소유한 지분까지 더해 100% 인수한다.
엑스골프는 골프 예약 관련 플랫폼 업체지만 골프연습장 운영 사업자인 주식회사 쇼골프와 함께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실내·외 골프연습장의 확대와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문화공간으로 전환을 꾀하는 형태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현지 골프장 인수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기업과 사모펀드, VC의 투자가 확대되며 골프스튜디오의 세가 넓어짐에 따라 골프 관련 비즈니스모델 경쟁력으로 부동산 영역이 부각될 전망이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선 빠른 시간 내 골프스튜디오 및 연계 사업이 가능한 부대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려나가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과 프라이빗한 공간을 앞세운 실내외골프연습장을 넘어, 럭셔리한 단독 펜션에서 숙박과 실내골프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고급 실내골프텔이 생겨나는 등 골프와 부동산이 결합한 비즈니스가 활발해 지고 있어 목 좋은 위치의 매장 임대 및 지역 거점 확보가 경쟁력으로 부각, 향후 사업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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