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은 피부의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후천적으로 파괴돼 없어지면서 피부에 다양한 크기, 모양의 백색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대부분 아무런 자각증상은 없으며, 경계가 뚜렷한 다양한 크기의 원형이나 불규칙한 모양의 흰색 반점으로 나타나고 진료실에서 진단에 사용되는 우드등으로 보면 병변이 더 명확하게 보인다. 백반 부위의 털도 탈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머리카락, 눈썹 부위에 백모증으로 처음 발견되기도 한다. 피부 어느 부위나 발생할 수 있으나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부위와 얼굴에서는 눈, 코, 입 주위에서 종종 시작된다. 백반증은 외부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물리적으로 자극이나 상처를 자주 받는 부위에도 잘 발생한다.
신체범위 5% 이하의 병변에는 다소 높은 강도의 국소스테로이드제나 칼시뉴린억제제(비스테로이드)를 대표적으로 사용한다. 신체범위 5% 이상인 경우에는 광선요법으로 치료한다. 몸 전체에 산발적으로 퍼져있는 병변에는 좁은파장자외선B(NBUVB)를 이용한 광선 치료를 하며, 제한된 부위의 국소 병변에는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광선요법을 시행한다.
급속히 번지는 백반증에는 경구 스테로이드 미니펄스 요법을 광선요법과 함께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1~2년 동안 새로 생기거나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을 가진 환자에서는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백반증의 분류, 병변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세포이식술, 흡인수포표피이식술, 펀치이식술 등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한다.
백반증의 치료와 더불어 악화요인을 피하는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과도한 햇빛 노출에 의한 일광화상으로 인해서도 백반증이 발생하므로 반드시 모자나 긴 소매 옷으로 햇빛을 차단하고, 일광차단 지수가 높은(SPF50, PF+++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너무 졸리는 벨트, 속옷 등은 피하고 시계, 목걸이, 반지 등 경미한 자극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고 특히 백반증 환자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정신질환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정신적 지지나 심리적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운하 교수는 "백반증은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으로 여겨져 왔지만, 조기발견과 적절한 치료로 꾸준하고 끈기 있게 치료를 받는다면 병변의 70% 이상을 치료할 수 있다"며, "백반증의 치료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백반증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피부과 전문의의 치료로 완치에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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