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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집관(집에서 관람)'을 택하는 사람이 늘었으며 야식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취침전 야식은 체중 증가는 물론 소화기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축구 경기에 앞서 시킨 야식은 경기가 끝나고 보면 어느새 깨끗이 비워져 있다. 그런데도 배가 덜 찬 것 같은 느낌이다.
365mc 람스SC의원 강남역점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음식에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축구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음식을 먹어도 신경을 경기에 빼앗겨 배가 부르다는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렇다보니 경기가 끝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야식을 '폭풍 흡입'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드컵이 아니라도 식사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며 밥을 먹다보면 식사량이나 속도 조절에 실패하기 쉽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며 "매일 반복되다보면 비만해지는 것은 물론 내장지방이 악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위장기능이 떨어져 일상 속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손 대표원장은 과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음식 덜기'를 꼽았다. 이미 경기를 위해 야식을 시킨 상황이라면 배달음식 용기째로 먹지 말고, 앞접시에 먹을 만큼 덜어 먹는 게 유리하다는 것.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음식을 더 가지러 올 생각도 잘 못하게 된다"며 "이런 방법으로 평소의 자신의 양 정도만 먹을 수 있다. 또, 야식을 먹을 계획이라면 저녁식사 섭취량도 조절하는 게 지방 축적을 방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도 주의해야 한다.
경기 열기가 뜨거워지며 야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갑자기 식도가 불타는 느낌을 받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손 대표원장은 "야식 습관은 섭취한 음식이 위와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취침 2~3시간 전 과도하게 식사한 경우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식도 쪽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야식을 먹고 바로 누우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 속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복부비만인 사람이 이같은 습관을 이어갈 경우, 가능성은 더 커진다. 복부의 높은 압력이 위를 누르면서 위산 역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손 대표원장은 "역류성 식도염은 누우면 심해지고 걸으면 좋아진다"며 "야식을 먹은 뒤 남은 경기를 볼 때는 매트 등을 깔고 제자리 걸음에 나서주면 소화기관의 운동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평소 통풍 증상이 있었다면 음주는 피하는 게 좋다.
통풍은 혈중 요산이 6㎎/dL보다 많은 상태에서, 남아도는 요산이 관절에 침착해 염증처럼 작용하는 질환을 말한다. 요산은 '퓨린'의 대사산물이다. 신장이 좋지 않거나, 신장 능력을 넘을 정도로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쉽게 높아진다.
통풍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만이다. 실제로 고대구로병원 연구팀이 2003~2014년 국내 성인 통풍 환자 남녀 1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중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시아-태평양 비만 기준 정상 체중을 유지한 경우는 28.4%에 그쳤다. 46.5%는 복부비만, 41.9%는 비만, 29.7%는 과체중 상태였다.
손 대표원장은 "안타깝게도 시원한 맥주는 통풍을 갖고 있거나,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절대 피해야 하는 주종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무알코올 맥주라도 마찬가지"라며 "알코올을 뺀 것이지 퓨린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요산수치를 높이는 기름지고 정제된 탄수화물이 더해지면 증상이 더 악화되기 쉽다.
통풍 문제가 아니라도 야밤에 맥주를 자주 즐기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두둑한 복부 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워서다. 손 대표원장은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을 내는 원료인 '호프'는 알파산을 포함하는데 이는 미각을 자극해 음식에 대한 욕구를 높인다"며 "이뿐 아니라 맥주 속 당질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증폭시킨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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