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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는 크지만 수익성은 글쎄? 당근마켓, 지속성장 가능할까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2-12-13 07:55 | 최종수정 2022-12-14 14:33


3000만 가입자를 자랑하며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당근마켓이 외형 성장에 비해 아쉬운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인 수익모델 창출 등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근마켓은 지난 11월에는 창립 7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도. 그러나 아직까지 명확한 경영전략 변화 등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송금 서비스 '당근페이'를 악용한 이른바 '먹튀' 사고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소비자까지 발생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덩치는 커졌지만 아쉬운 내실…수장 교체 카드 먹힐까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회원 수는 (지난 10월 기준) 32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중고거래 건수만 해도 1억5500만건에 달한다.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공시에 따른 당근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257억원이다. 118억원을 기록했던 2020년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형적 성장과 달리,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늘어나는 매출에 비해 수익적 측면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도 나온다.


당근마켓의 영업손실은 지난 2019년 72억원에서 2020년에는 134억원으로, 2021년에는 352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020년 130억원, 2021년 364억원으로 늘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수익성에 회사는 창립 7년 만에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25일 당근마켓은 신임 대표로 카카오 출신의 황도연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5년 7월 창립 때부터 이어진 김용현·김재현 각자대표 체제는 이날부터 김용현·황도연 체제로 전환됐다. 김용현 대표는 해외사업 부문을, 황 신임 대표는 국내사업 부문을 각각 전담한다.

황 신임 대표는 개발자 출신으로 11번가에서 모바일서비스 전략을 담당했다. 이후에는 카카오에서 카카오선물하기와 카카오장보기 서비스 등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현 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자리를 옮겨 장기적인 미래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변화구 마련에는 다소 더딘 모습이다.

한편, 업계 내에서는 단기간 수익성을 높일 만한 대안으로 '거래 수수료 도입'을 언급하곤 한다. 현재 당근마켓은 이용자 간 거래에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 수익성 개선 요구가 커짐에 따라 광고 영역을 기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중심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확장하는가 하면, '브랜드 프로필'을 도입하는 등의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 도입은 이용자들의 대거 이탈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임시방편책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발굴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신임 대표 차원의 획기적인 변화구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근마켓 관계자는 "직전 연도 대비 올해 광고주가 70% 가량 늘었고, 올 연말까지 증가 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역적 특색을 살린 로컬 커뮤니티 플랫폼이란 강점을 살려 서비스 고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즈니스 다각화와 수익모델 창출 역시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역 내 다양한 비즈니스 연결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 나가겠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회사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송금 서비스 악용한 먹튀 사고 피해 '우려'

간편송금 서비스 '당근페이'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피해담'도 당근마켓을 둘러싼 요즘 이슈 중 하나다.

당근페이는 이용자들의 거래 편의를 위해 당근마켓이 지난 2월 선보인 서비스다. 판매자와의 채팅 창에서 별도의 계좌번호 입력 없이 '송금하기' 버튼 하나만으로 수수료 없이 즉시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당근페이는 다른 안전결제 서비스와 달리 구매자를 보호할 별다른 보호장치가 없다. 안전결제의 경우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판매자에게 바로 송금하지 않는다. 판매자로부터 물품을 전달받은 구매자가 구매확정 버튼을 누른 뒤에야 송금이 완료된다.

때문에 당근페이로 선입금을 유도한 뒤 물건을 제때 거래하지 않는 등과 같은 방식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악의를 가지고 특정 이용자를 오신고하는 사례가 발생해도, 현재까지는 이를 사전에 막을 만한 방지책도 없다.

이와 관련, 당근마켓 관계자는 "선입금을 받고 의도적인 사기를 시도한 경우는 범죄에 해당하기에 신고 접수 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전화번호, 거래내용, 추적을 위한 계좌번호' 등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신고의 경우에도 이용자들의 채팅내역 확인을 통해 거래정지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새로운 사기 유형을 조장할 수 있어, 상세한 회원 제재 절차나 대응 방안을 별도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회사 측은 "당근마켓은 모든 이용자에게 대면 거래를 당부해왔다. 또 선입금에 대한 주의 안내 공지 및 채팅창에 외부 링크가 공유되는 경우 자동 알림 메시지를 통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리고 있다. 서비스 고도화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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