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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6일 동안 화장실에 방치, 숨지게 한 대만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이웃들에 따르면, 그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낙상을 했지만 사회복지 서비스의 도움을 거부하며 혼자서 구급차를 부르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가 지난달 18일 여성은 화장실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정씨는 처음에 상태를 물었지만, 어머니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평소처럼 생활했고, 이틀째와 사흘째에는 어머니를 향해 말을 걸긴 했지만 반응이 없어도 대처를 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그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머니는 이미 숨져 있었다. 시신은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그제야 그는 경찰에 신고했다.
법의학 전문가는 "사망자의 얼굴이 검게 변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만약 낙상으로 인해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했다면 수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악의적인 의도보다는 중대한 과실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20년 넘게 홀로 어머니를 돌봐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집을 떠났고, 형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어머니를 돌보는 생활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는 살인 및 유기 혐의로 체포되어 가오슝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다.
주변 이웃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이웃은 "그는 정말 효자였다. 어머니를 혼자 돌보며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어머니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었고, 그는 장시간 야근까지 하며 일했다. 어머니를 버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그를 동정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누군가의 고통을 모르면서 쉽게 선의를 강요하지 말라. 어려운 부모를 오랫동안 돌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는 자신의 삶을 모두 바쳐 어머니를 돌봐왔다. 결혼도 못 하고 자유도 없이 살았다. 절망의 끝에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간병의 고통을 다룬 일본의 한 책을 언급하며 "탈출구 없는 삶. 법이 정의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고통도 고려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법적 판단과 함께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법이 그의 행동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그리고 사회가 그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