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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코로나19는 단순한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다. 감염 이후 다양한 장기와 시스템에 영향을 주며, 특히 귀 건강에도 깊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팀은 국내 1000만 명 규모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 감염 이후 특정 귀 질환의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이비인후과 SCI 학술지 Audiology and Neurotology에 최근 게재됐으며, 세계 최초의 대규모 분석 결과로 주목받고 있다.
김민희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질환별 발병률 외에도 기전적 가능성에 대한 고찰도 진행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직접적인 내이 감염, 면역 염증 반응, 혈관 내피 기능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귀의 평형감각과 청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코로나 감염 이후 귀 질환의 발생은 단순한 후유증 개념이 아니라, 복합적인 병태생리 기전에 따른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특히 반복 감염, 고위험군,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귀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돌발성난청 재발 연구(The Laryngoscope)에서 강직성 척추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돌발성난청 재발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 여부가 청력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메니에르병과 알레르기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Scientific Reports)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천식 환자에서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귀 질환이 면역체계 이상과 연결된 전신 질환의 일종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 감염도 전신 염증,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류 이상 등 몸 전체의 시스템 변화가 '귀'에 나타나는 방식으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귀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기관으로, 전신의 면역·혈관·신경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며 "귀 질환을 단지 귀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전신 건강과의 연관성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희 교수는 "귀 질환은 단순한 국소 질환이 아닌, 전신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 질환"이라며, "한방치료는 이러한 전신적인 불균형을 함께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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