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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구강질환이 암 발생뿐 아니라 암으로 인한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김계형 교수와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이승연 박사는 국내 성인 384만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구강질환을 구분하고 암 발생과 사망과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10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은 총 3만 7135건이었으며, 구강질환이 있는 경우 전체 암 사망 위험이 12% 높았다.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은 14%, 폐암은 8% 증가했다. 치은염도 간암 사망률을 11%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영향은 특히 50세 이상 장년층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50세 이상에서 치아 상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 모두에서 더 높은 발생률이 확인됐다. 또한 소득 수준이 높은 그룹과 흡연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도 치아 상실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위암, 대장암, 간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구강질환이 단순한 생활 습관 요인 외에도 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계형 교수(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는 "구강질환은 단순히 치아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만성 염증을 통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과정이 암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위생 관리, 치과 치료는 암 예방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연 박사(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는 "이번 연구는 고(故) 안형식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예방의학 및 공중보건 분야에서 남기신 학문적 유산과 헌신적인 교육의 뜻을 바탕으로 수행됐다"며 "전국 단위 구강검진 자료와 건강보험·사망 데이터를 연계해 구강질환이 암 발생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Progress' 최근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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