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전국을 발칵 뒤집으며 범정부 종합대책까지 낳았던 '서대문 초등생 유괴미수 사건'의 피의자들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도록 아무런 사법처리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동 수사 부실로 호된 질타를 받았던 경찰이 여론이 잠잠해지자 반년째 사건을 서랍 속에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사건은 작년 8월 28일 서대문구 홍은동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발생했다. 20대 남성 3명이 차를 타고 주변을 맴돌며 하교하던 학생들에게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세 차례나 유인을 시도했다가 학생들이 도망쳐 미수에 그쳤다.
당시 경찰의 대응은 총체적 부실 그 자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초 신고를 받고도 인근 폐쇄회로(CC)TV를 일부만 확인한 뒤 '오인 신고'라며 묵살한 것이다. 그러나 인근 초등학교에서 유괴 주의 가정통신문이 배부되고 맘카페가 발칵 뒤집히며 추가 신고가 이어지자, 경찰은 뒤늦게 CCTV를 재확인하고 3명을 긴급체포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찰은 가담 정도가 큰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혐의 사실과 고의성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해 체면을 구겼다. 이후 경찰은 태블릿PC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거쳐 추가 혐의가 나오면 구속영장을 재신청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는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서대문서 관계자는 "혐의 입증이 어려운 건 아니다"라면서도 "중요 사건이기 때문에 서울경찰청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청 수사심의계는 현재 법률 검토를 거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이후 전국에서 유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 불안이 증폭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9월 어린이 약취·유인 사건에 대한 신속 수사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이에 11월 행정안전부·경찰청·교육부·보건복지부가 등하굣길 안전확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어린이 대상 범죄는 단 한 건이라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중대 범죄"라며 적극적인 구속영장 신청, 아동학대 혐의 적용, 범죄자 신상공개 등 엄정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ysc@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