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시청역에 교통약자 안내표지를 붙였더니 휠체어 이용 시민 환승 시간이 6분 단축됐다."
사단법인 무의가 교통약자 지하철 이동편의 개선을 위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모두의 지하철' 시청역 실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하철 휠체어길 안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무의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한다.
'모두의 지하철'은 현대로템주식회사가 지원하고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참여하는 민관협력 프로젝트로 도시철도 70년 역사상 최초로 휠체어 이용자를 포함한 교통약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안내 표지 부착 공공 디자인 사업이다. 2025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이연준 교수팀과 눈디자인이 참여해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 30명과 함께 10개 주요 환승역에서 1대1 동행 관찰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안내표지 디자인을 도출했다. 1월 서울역, 고속터미널역, 건대입구역 등 서울 시내 주요 10개 환승역에 신규 안내표지 설치가 완료됐다. 올해 서울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등재 후 2027년까지 서울 지하철역 전체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모두의 지하철' 안내표지 디자인은 교통약자가 그려진 '청록색 띠'(인디케이터)를 도입해, 교통약자들이 '청록색 띠만 따라가면 된다'는 메시지로 복잡한 환승 경로 인식을 돕는다. 엘리베이터 위치를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픽토그램 크기를 대폭 키우고 수유실, 전동휠체어 충전기 등 교통약자 정보도 함께 제공했다.
이 안내표지가 지난 1월 시청역(1·2호선)에 시범 설치된 후 휠체어 이용자 실증조사 결과, 교통약자 환승시간과 이동편의에 즉각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났음이 유의미한 수치로 확인됐다. 1호선(서울역 방면)에서 2호선(충정로 방면)으로 환승시 평균 16분 3초 걸리던 시간이 안내표지 부착 후 9분 37초로 약 6분 25초 단축됐다. 환승 경로 이탈 횟수도 구간에 따라 기존 5.7회에서 0.9회로, 3.6회에서 2.8회로 각각 감소해 교통약자들이 헤매는 경우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또 휠체어 이용자 전원(100%)이 "안내표지 개선 후 지하철 이용에 대한 부담이 줄고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80%는 "약속이나 모임에 기꺼이 참여하고 싶어졌다"고 답해, 이 사업이 교통약자의 단순 이동뿐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 참여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 안내표지 사업은 개인의 열정과 기업의 사회공헌, 지자체의 정책이 연결돼 공공디자인으로 구현된 뜻깊은 결과물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딸을 둔 홍윤희 무의 이사장이 2017년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휠체어 이용' 시민 리서처들의 고충을 수집했고, 현대로템(주)은 총 3년간 사업비 9억여원을 지원했으며, 서울특별시 약자동행담당관은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운영 등 사업을 총괄했고, 서울교통공사는 안내체계 연구 공동 참여 및 안내표지 설치에 적극 나섰다.
여기에 '모두의 지하철' 디자인을 고안한 홍익대 이연준 교수팀의 논문 '서울지하철 환승 안내표지 시스템 연구: 교통약자 중심으로'는 영국 디자인리서치소사이어티 DRS(Design Research Society) 2026년 학회에 채택돼 올 여름 영국 에딘버러 학술대회에서 발표도 하게 되는 경사를 맞았다.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은 "10년 전부터 휠체어 안내 표지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딸이 용기를 내 외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공공디자인이 교통약자 외출 자신감을 증진한다는 결과가 나와 감격적"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현대로템, 서울시가 함께 참여한 역사상 보기 드문 시민제안형, 민관협력 공공디자인 프로젝트가 향후 서울뿐 아니라 다른 철도 사업자로도 널리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