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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행동 변화로 보는 '건강 이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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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정의 달,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게 된다면, 무엇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건강 상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 쉬운 작은 변화들이 사실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계단을 피하고, 허리를 굽힌 채 이동하는 모습은 척추나 관절 문제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또 말수가 줄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표정과 움직임이 둔해졌다면 뇌·신경계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 사소해 보이는 변화라도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한 번쯤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강북힘찬병원 정기호 병원장은 "고령의 경우 통증이나 신체적 불편을 노화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참는 경우가 많다"며 "보행이나 자세 변화 등 가족들이 주의 깊게 살펴 노년기 삶의 질을 훼손하는 질환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 퇴행성 질환의 경우 본인의 질환을 혼자 앓는 고통으로 인지해 우울감을 느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걷는 시간 짧아지고 쉬어 간다면 척추·관절 '적신호'

부모님이 걷다가 자주 멈춰 쉬거나, 다리 저림 때문에 자꾸 허리를 앞으로 숙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되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보다 엉덩이와 다리 저림, 당김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고, 오래 걸을수록 증상이 심해졌다가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평소보다 산책 거리가 줄고 중간에 쉬어 가는 일이 잦아졌다면 단순 체력 저하로만 넘기기 어렵다.

무릎 건강도 움직임과 보행 자세에서 드러난다.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 때문에 난간을 꽉 붙잡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첫걸음을 힘들어하는 모습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다. 관절 연골이 닳고 관절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 무릎이 뻣뻣하고 시큰거리며, 활동 후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평지보다 계단, 경사길, 쪼그려 앉기에서 통증이 뚜렷해지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O자 형태로 휘거나 걸을 때 몸이 좌우로 흔들리면 관절 변형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어깨와 목의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팔을 들 때 힘이 빠지거나 팔을 등 뒤로 돌리기 어렵고, 밤에 어깨 통증으로 잠을 깬다면 회전근개 손상이나 오십견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손끝 감각이 둔해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단추 채우기, 젓가락질 같은 세밀한 동작이 점점 서툴어진다면 손목·손가락 질환뿐 아니라 목뼈 신경 압박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말투·표정·손동작 변화는 뇌·신경계 단서

부모님의 말투와 표정 변화도 중요한 신호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최근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약 복용이나 병원 예약을 자주 놓친다면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단순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는 최근 일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일상 수행 능력이 함께 떨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지고 보폭이 작아졌다면 파킨슨병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흔히 손떨림을 대표 증상으로 생각하지만, 초기에는 몸이 뻣뻣해지는 경직이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이 먼저 눈에 띄기도 한다. 걸을 때 한쪽 팔을 잘 흔들지 않거나,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을 걷고, 얼굴이 가면을 쓴 듯 무표정해진다면 파킨슨병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부모님께 어디가 아픈지 막연하게 묻기보다 말투, 걸음걸이, 기억력, 표정 등 일상적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이 부모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뇌·신경계 질환은 초기 변화가 매우 미세해 환자 본인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얼굴 한쪽이 처지는 변화는 뇌졸중의 대표적인 의심 증상이다. 증상이 몇 분 안에 사라지더라도 일과성 허혈발작 가능성이 있으므로, 뇌졸중 발생 위험을 알리는 경고 신호로 보고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부종, 소변 변화, 심한 갈증도 놓쳐서는 안 될 건강 신호다. 부모님의 발과 발목이 평소보다 자주 붓고, 아침에 눈 주위가 푸석하며 거품뇨가 관찰된다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고령층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신장 기능 저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입이 자주 마르고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량이 늘었다면 당뇨병의 대표 증상인 다음·다뇨를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정기검진으로 혈당·혈압·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부모님 행동 변화로 보는 '건강 이상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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