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소아 필수 의약품인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의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나왔다. 아티반은 열성 경련 등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처치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의약품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회장 최용재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는 16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학술대회를 열고 소아 필수의약품 반복 품절 사태와 공급 안정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최용재 회장은 "열성 경련 환아 필수 주사제 아티반이 공급 중단 선언이 된 이후 1년 6개월이란 기간에도 보건 당국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가 최근 언론의 지속적인 우려가 나오자 부랴 부랴 기술 이전 등으로 아티반 공급 공백을 해소했다고 전했지만 소아의료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재생산 시점이 제시되지 않음은 물론 전수 조사에 답한 소아청소년병원 35곳중 25곳이 아티반 재고 바닥 상태에 있어 당장 이 질환 환아 치료의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티반 기술 이전 등 식약처가 약속한 조속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위탁생산 협상부터 안정 유통까지 통상 6~12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티반 재고가 바닥인 71%의 소아청소년병원은 최소 6개월 이상은 아티반 공급 공백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소아라서 필수약 품절 반복이 지속되는 것이냐"며 "소아라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내일인 소아라서 국가가 더 투자하고 더 지원해야 하는데 보건 당국은 오히려 반대로 소아의료를 성인의료와 차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홍준 부회장(김포 아이제일병원장)도 "소아 필수 주사제 아티반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같은 소아필수약 품절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돼 왔는데 보건 당국은 매번 반복되는 현상을 왜 남의 일처럼 지켜만 보고 있는지, 혹시나 소아청소년 필수약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손을 놓은 것인지, 소아청소년 진료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아티반 공급 중단 사태는 우리나라 소아 필수의약품 공급 위기의 한 단면으로 벤토린(2년차 글로벌 공급 부족), 풀미코트(매 환절기 부족), 시럽 해열제·항생제(매년 환절기 품절)등도 품절이 반복돼 왔지만 그 누구 하나도 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결하려는 실천은 없어 소아 필수약의 현주소가 이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동균 부회장(광주시 남구 미래아동병원장) 역시 "소아 필수약은 저출산 등으로 인해 사용량이 적어 공급자 입장에서는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공급이 중단되거나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들은 아프면 성인약을 동냥해 투약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균 부회장은 "보건 당국은 이번에 언론의 우려를 많이 산 아티반 사태를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해서 성인약을 소분해 투약하고 약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사태는 더 이상 대한민국 소아진료 현장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이날 병원 35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현재 귀 병원의 아티반 주사제 재고 상황과 그에 따른 진료 차질 정도는?"이라는 질문에 12개 병원이 "이미 재고가 소진돼 응급 환자 발생 시 처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또 13개 병원은 "1~2개월 내 소진 예정으로, 당장 7월 이전에 치료 대란이 벌어질 게 확실시 된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대체제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한 현장 전문의로서 견해는?"이란 질문엔 24개 병원이 "매우 동의 안 한다"라고 답했다.
"임상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며, 환아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현재의 공급 절벽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즉각 실행'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란 물음에 22개 병원이 "약가 현실화"란 응답을 내놓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