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한때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졌던 고혈압이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배달 음식 중심의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오랜 기간 방치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 특히 젊은 나이에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 손상이 더 오랜 기간 누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030 고혈압 환자 증가세…질환 인지율·치료율 30%대 불과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실 혈압 기준으로 수축기혈압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Hg 이상은 고혈압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2020~2024년) 국내 20대 고혈압 환자는 약 15.6% 증가했고, 30대 고혈압 환자는 12.5% 늘었다. 2024년 전체 환자(760만 5577명)에 비하면 약 3.5%에 불과하지만, 젊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질환 인지율과 치료율이 30%대로 다른 연령 대비 현저히 낮은 것이 문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순환기내과 김민식 과장은 "혈압이 높아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인해 진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20~30대에 시작된 고혈압은 혈관이 높은 압력에 노출되는 기간이 긴 만큼 40~50대 이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혈관 손상 수십 년 동안 누적 더 위험…약 복용도 소홀
젊은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고혈압의 유병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내부에는 미세한 손상이 계속 쌓인다. 혈관 벽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면서 심장과 뇌, 신장에 부담이 커진다. 특히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시작되면 이런 손상이 수십 년 동안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이 더 위험하다.
실제로 2020년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45세 미만에 고혈압이 발생한 군은 고혈압이 없는 같은 연령·성별 대조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26배 높았다.
또한 젊은 층은 혈압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도 높다.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약 복용을 임의로 끊거나 생활습관 개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혈압 관리, 덜 짜게 먹고 생활패턴까지 바꿔야
고혈압 예방은 생활습관 교정에서 시작된다. 질병관리청은 고혈압 관리를 위해 싱겁게 먹기,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권고한다. 특히 20~30대는 단순히 싱겁게 먹는 원칙에서 그치지 않고, 배달 음식 횟수 줄이기, 국물 남기기, 라면·가공육·짠 안주 줄이기, 단 음료 대신 물 마시기처럼 습관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목표가 필요하다.
체중 관리 역시 젊은 고혈압 예방의 핵심이다.
허리둘레가 늘고 내장지방이 쌓이면 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체중계 숫자뿐 아니라 복부비만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 예방을 위한 권장 운동법은 △빠르게 걷기(하루 30~40분, 주 3~5회) △계단 오르기(하루 10~15분) △근력운동(스쿼트 40~50회씩 주 2~3회) 등이 있다. 다만 혈압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라면 무거운 중량을 들며 숨을 참는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크게 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사는 채소·통곡류·저지방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가공식품과 야식 빈도를 줄이는 방향이 좋다.
하루 권장 식단을 종이컵 기준으로 예를 들면 △채소 5컵 이상 △과일 2컵 △저지방 우유·두유 1~2컵 △현미밥 1끼당 1공기 이하 △견과류 하루 반 컵 △생선·닭가슴살 등의 단백질은 1~2컵 등이며 물은 약 1.5~2리터 정도가 추천된다.
김민식 과장은 "젊은 층 고혈압 관리는 단순히 혈압 수치만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심장·뇌·신장 혈관을 보호하는 장기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고혈압 약물치료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 때문에 진료를 미루기보다 미리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