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광주 24주 산모 세쌍둥이 조산기가 있어 위험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인천으로 최대한 빠르게 이송해주세요." (가천대 길병원 인천권역모자의료센터)
"소방헬기로 가능합니다." (전남대병원 전남권역모자의료센터, 광주119)
이는 지난 2월 광주광역시에서 인천까지 300㎞를 헬기로 이송돼 태어난 세쌍둥이의 출산 여정이다.
예정보다 이르게 세상에 나온 세쌍둥이가 어느덧 백일을 맞았다.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전남 나주에 거주하는 세쌍둥이 산모 한 모(40)씨는 지난 2월 2일 조산기를 보여 전남권역모자의료센터인 전남대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임신 24주에 불과했던 한씨가 출산할 경우 신생아집중치료실 내 3병상 확보가 필수적이었지만, 여유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를 통해 전국 의료기관으로 긴급히 전파됐다.
'SOS'를 접한 가천대 길병원은 4일 신생아집중치료병상을 확보하고 산모 이송을 결정했다. 하지만 광주에서 인천까지 차량으로 이동시 4시간 이상 장거리가 예상되는 상황. 앰뷸런스에서 세쌍둥이를 출산할 경우 초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들의 건강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에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의료진들은 전남대병원 의료진들과 헬기 이송이 가능한지 긴밀히 상의했다. 다행히 광주119를 통해 소방헬기 이송이 가능했다. 오후 1시 광주를 출발한 산모는 2시 20분쯤 가천대 길병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즉시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산모는 준비하고 있던 산부인과 김석영 교수(인천권역모자의료센터장) 등 의료진들의 협진 하에 집중 치료를 시작했다. 김석영 교수 등 의료진들은 출산에 대비하는 한편, 자궁경부 길이 수축을 막기 위해 산모를 밀착 관리, 치료했다. 임신 24주에 불과한 세쌍둥이 출산을 최대한 미뤄 생존율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입원 3주차인 2월 20일, 세쌍둥이는 첫째 딸 900g, 둘째 아들 990g, 셋째 딸 935g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임신 26주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들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났다.
탄생 백일을 며칠 앞둔 26일 첫째와 셋째는 퇴원하게 됐다. 900g대에 불과하던 작은 몸이 각각 2.3㎏, 2.5㎏으로 성장했다. 더 치료가 필요한 둘째와 잠시 떨어져 지내게 된 세쌍둥이들의 백일을 맞아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들이 조촐한 백일잔치를 준비했다.
쌍둥이의 부모는 "출산 과정과 아이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해 많은 기관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둘째 한결이의 남은 치료도 잘 이겨내 세 아이 모두 건강하고 바르게 잘 기르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석영 인천권역모자의료센터장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는 여러 기관들의 협력이 필요하며, 인천권역모자의료센터는 지역 내 사용이 가능한 자체 개발 고위험산모 앱 등을 활용해 지역 내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전국 기관들과도 신속한 공조체계로 산모와 신생아들이 건강하게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