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무더운 여름철에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온열질환은 폭염 속에서 신체의 체온 조절 능력에 과부하가 걸리며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어지럼증이나 피로감처럼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다만 악화되면 구토와 근육경련, 의식 저하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고령층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위험이 있다. 바로 낙상으로 인한 두부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낙상을 겨울철 빙판길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낙상은 계절과 관계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발생한다.
특히 고령층은 근력 저하와 균형감각 감소, 시력 저하,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작은 문턱이나 계단, 욕실 바닥에서도 쉽게 넘어질 수 있다.
서울시 서남병원 신경외과 노정호 과장은 "여름철엔 폭염으로 인한 탈수와 어지럼증,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신체 적응 부담이 더해지면서 낙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활동량이 늘어나고 외출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고령층의 낙상 예방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힌 경우다. 겉으로 보기에는 멍이 없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층에서는 작은 충격도 심각한 두부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만성 경막하혈종이다. 뇌를 감싸고 있는 경막 아래 공간에 출혈이 발생해 혈액이 서서히 고이는 질환으로, 낙상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수주에서 수개월이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노화로 인한 변화와 혼동되기 쉽다. 두통이 지속되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평소보다 행동이 느려지거나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의식 저하, 언어장애, 편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 부정맥, 심혈관질환 등으로 혈액희석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는 고령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같은 강도의 충격이라도 출혈 위험이 높고, 출혈이 진행되는 속도 역시 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정호 과장은 "낙상 후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반복적인 구토가 나타나는 경우, 평소보다 졸림이 심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집 안의 문턱이나 전선, 미끄러운 매트 등 낙상 위험 요소를 정리하고,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와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과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령층의 낙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머리를 다친 경우에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필요시 신속하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노정호 과장은 "두부외상은 때로 사고 직후보다 시간이 지난 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작은 충격이라도 방심하지 않고 적절한 진료와 관찰을 받는 것이 고령층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