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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있어 '평창'은 주요 화두다. 문화, 체육, 관광을 총괄하는 도종환 장관의 취임 후 첫 출장지는 평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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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막축사 중 일부다. 남북 교류확대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은 문재인 정부의 지향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소위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 사이에서의 이해관계가 복잡 미묘하다. 연일 미사일을 쏘며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 무조건 손을 내밀 수도 없다. 동맹국 미국 눈치를 안볼 수도 없다. 가뜩이나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 분위기는 썩 우호적이지 않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묘한 분위기가 있다.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최악이다. '종북몰이'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 국내 일부 정치세력도 있다. 이래저래 정치적으로 선뜻 북한에 손을 내밀기 힘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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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가 바로 남북단일팀 논의다. 이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대상 종목인데 이미 스포츠조선이 지적('女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제안, 절차부터 틀렸다' /news/ntype.htm?id=201706220100197080013996&servicedate=20170621)했듯 최종 성사까지 풀어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시간이 별로 없다. 3~4년 남았을 때와 1년도 채 남지 않았을 때의 접근법은 달라야 한다.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빠르게 정리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성사 확률도 적고, 시너지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데다, 희생까지 감수해야 한다면 지금 이 시점에 '단일팀' 성사에 굳이 집착할 필요는 없다.
꽁꽁 얼어붙은 동북아 긴장 국면 속에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만 해도 큰 성과다. 꼭 한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지 않더라도 남북 선수단이 올림픽 개회식에서 손을 맞잡고 입장만 해도 평화올림픽 취지를 살리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과정이 뒤죽박죽이면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과한 욕심 부리다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수가 있다. 잊지 말자. 시간이 많지 않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