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리니지로 시작해 리니지로 끝나다!'
상반기에는 역대로 국산 게임에서 보기 힘든 수치가 지속적으로 발표됐다. 글로벌 오픈마켓의 존재감도 그렇거니와 모바일 인기 장르가 MMORPG로 넘어가면서 기꺼이 게임을 즐기는데 돈을 쓰는 유저층이 두터워진 영향이 컸다.
첫 주자는 넷마블게임즈였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출시한지 1개월을 넘긴 지난 1월, 한 달 매출이 2060억원이라고 밝혔다.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70억원에 가까운 수치였다. 이전까지 오픈마켓 1위를 기록하던 게임들이 보통 하루 10억~15억원선의 매출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역사를 새롭게 쓰는 놀랄만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루 최고 매출 116억원 역시 역대 최고였다. 1000억원 매출 고지에 오르는데 단 2주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도 역시 신기록이었다. 이전까지는 '레이븐'이 기록한 99일이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해 지난 21일 출시한 '리니지M'은 애플 앱스토어 출시 7시간만에 매출 및 인기순위 1위를 찍은데 이어 이틀만에 구글플레이에서도 1위에 올랐다. 또 첫날 게임 이용자수 210만명, 그리고 일 매출은 107억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출시 전 사전예약자만 역대 최다인 550만명에 이르고 130개 서버가 가동될 정도이기에 이는 이미 예상된 바였다. '린저씨'로 불리는 30~40대 남성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에, '리니지2 레볼루션'이 기록한 한달 매출 기록 경신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화제, 그 중심에 서다
이들 3개 게임은 매출적인 면에서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각종 화제를 모으며 나름의 의미를 써내려 간 것도 비슷했다.
넷마블이 이례적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한달 매출을 공개한 것은 5월 코스피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결과적으로 13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으로 단번에 '게임 대장주'로 떠올랐다. 이후 주가가 다소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는 우려를 낳으며 공모가 아래에서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게임사 최초로 코스피에 바로 상장했으며 시총 20위권을 유지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을 한단계 격상시킨 것은 분명 의미가 크다.
'배틀그라운드'는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국 온라인게임에 큰 자극이 됐다. 재밌는 게임은 분명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은 물론 기존 해외 현지 퍼블리셔를 찾아야 하는 온라인게임 공식을 벗어나 스팀이라는 오픈마켓을 통해서도 충분히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됐다. 특히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국산 게임 가운데 글로벌적으로 인기가 높은 e스포츠 종목이 없는데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국내외 e스포츠 사업자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산 종목 가운데 첫 e스포츠 히트작을 기대해도 좋은 상황이다.
'리니지M'은 핵심 시스템인 게임 아이템 거래소가 탑재되지 않은 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시 전날 공매도가 집중, 주가가 11.41%나 하락하는 홍역을 치렀다. 이어 22일에는 미공개정보가 공매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한국거래소가 모니터링에 나서면서 4.66% 더 떨어지기도 했다.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리니지M'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거래소 시스템을 탑재한 버전을 다음달 초 출시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