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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리그전]백석대, 대학 강호 원광대 격파 결승행…'이유있는 파란이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3-26 18:07


백석대 서원식 교수 겸 감독(맨오른쪽)을 비롯한 백석대 선수들이 2018년 전국체전 준우승을 한 뒤 포즈를 취했다. 백석대는 26일 봄철리그전 남자 대학부 준결승에서 강호 원광대를 무찌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사진제공=백석대



"'사건'이네."

제57회 전국봄철배드민턴리그전이 열린 26일 경남 밀양배드민턴경기장. 남자 대학부 준결승이 끝나자 이구동성의 탄식이 쏟아졌다.

원광대를 3대2로 무찌르고 결승 진출한 백석대를 두고 나온 말이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이 맞았다. 원광대는 국가대표 4명을 보유한 대학 최강,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복식의 전설 김동문 하태권 등을 배출한 전통의 명문이다. 이런 원광대를 국가대표 1명도 없는 백석대가 눌렀다.

3단식-2복식으로 열리는 단체전에서 5단식까지 가는 접전 끝에 거둔 쾌승이었다. 마지막 단식 주자 이현민은 문준섭을 맞아 풀세트 듀스로 가는 혈투 끝에 역전승하며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이현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버지가 큰 수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는 일을 겪었다. 병원과 훈련장을 오가며 대회를 준비하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아버지 간병 때문에 경기장을 찾지 못한 어머니의 애절한 격려 전화를 받고 일군 승리라 더욱 값졌다.

2010년 창단한 백석대는 오랜 기간 그저 그런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하대, 원광대, 동의대 등과 4강을 형성하는 '신흥 강호'가 됐다. 2017년 학교대항전에서 처음으로 단체전 우승을 한 뒤 그해 가을철리그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주변을 놀라게 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피어난 결실은 2018년 봄철리그 3위, 전국체전 준우승, 가을철 2연패로 이어지더니 이번에도 우승까지 도전할 참이다. 백석대의 성공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었다. 든든한 '배후세력' 서원식 교수(37·스포츠과학부)가 있었다. 배드민턴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서 교수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이다. 2010년 백석대 배드민턴팀 창단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그는 학업도 병행한 끝에 2015년 교수로 임용됐다.


26일 봄철리그 남자 대학부 준결승 백석대-원광대의 경기에서 마지막 단식 주자로 나서 일등공신이 된 백석대 이현민.


배드민턴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서 교수는 무명의 백석대를 키우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엘리트 선수들의 장학금 혜택 등 학교의 지원을 대폭 끌어내기 위해 뛰어다녔다. 당초 2명에 불과했던 신입생 정원이 4명으로 늘어나자 선수층도 두터워졌고, 대회 성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상준 고경보(이상 MG새마을금고) 김희태(상무) 등 국가대표 선수도 배출하자 입학 신청을 하는 선수들의 수준도 덩달아 높아졌다. 서 교수는 "학교가 기독교 재단이라 그런지 선수단은 물론 부모들도 모두 가족같은 분위기다"면서 "학교측이 많은 관심을 주는 가운데 선수들도 가족 분위기에서 운동하도록 하다보니 성적도, 위상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 숨은 비결은 같은 연고지(천안)의 실업팀 MG새마을금고와의 합동 훈련. MG새마을금고를 이끄는 김철중 감독이 서 교수의 고교 시절 은사였다. 서 교수는 옛 스승께 부탁해 방학 때마다 합동훈련을 해왔다.

서 교수는 "단체전은 체력·지구력이 중요한 만큼 동계훈련 때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 효과도 있는 것 같다"면서도 "원광대는 국가대표가 많아서 부담이 컸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래도 서 교수가 선수들을 움직인 한 마디가 있었다. "대학 선수들에겐 이런 대회는 직장으로 치면 면접장이나 다름없다. 내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가자." 화려한 전력은 아니지만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은 백석대 선수들은 그렇게 똘똘 뭉쳤다. 백석대는 27일 인하대와 결승전을 갖는다.

한편 이날 여자 대학부의 4강 윤곽이 나왔다. 인천대와 부산외대, 한국체대와 한국국제대가 각각 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남자 일반부 조별리그에서는 A조 MG새마을금고가 충주시청을 3대0으로 셧아웃시키고 4전 전승, 1위 행진을 했고, B조에서는 삼성전기가 인천국제공항을 누르며 5연승을 했다.
밀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봄철배드민턴리그전 경기 결과(26일)

▶남자 대학부 준결승

인하대 3-2 한림대

백석대 3-2 원광대

▶여자 대학부 조별리그

<A조>

인천대(4승) 3-0 동양대(1승3패)

조선대(2승2패) 3-1 목포과학대(4패)

<B조>

한국체대(4승) 3-0 공주대(1승3패)

부산외대(3승1패) 3-2 군산대(2승2패)

▶남자 일반부

<A조>

상무(3승1패) 3-0 던롭(4패)

MG새마을금고(4승) 3-0 충주시청(1승3패)

광명시청(3승1패) 3-0 고양시청(1승3패)

<B조>

삼성전기(5승) 3-1 인천국제공항(1승5패)

요넥스(2승3패) 3-1 밀양시청(3승2패)

김천시청(4승1패) 3-0 성남시청(1승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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