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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포츠 수장을 뽑는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18일 마침내 막을 올린다.
지난 9일 후보자 정책토론회 이후 일주일여의 선거운동 기간, 기대했던 정정당당 공약 대결은 사라졌다. 정치판을 방불케하는 '흠집내기' 의혹제기, 제소, 고발, 소송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종걸 후보가 이기흥 후보를 향해 직계존비속의 모연맹 위장취업 의혹을 제기했고, 이기흥 후보는 즉각 이종걸 후보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제소했고, 이어 이종걸 후보는 직권남용 및 공금횡령 혐의로 이기흥 후보측을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 15일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는 '○○○ 후보의 발언내용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및 비방 혐의로 사직당국에 수사의뢰한다'고 밝혔다. 강신욱 후보측도 15일 소송전에 가세했다. 강 후보는 자신을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발기인'이었다고 언급한 이기흥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선관위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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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 유준상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자신과 윤강로, 이에리사 후보를 우롱한 강신욱 후보를 심판하기 위해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하루 전날인 17일, 2170명 선거인단 통화 시뮬레이션, '바닥 민심'을 근거로 당선을 확신했다. "체육회장 선거가 상호비방을 넘어 상호고발, 법적공방으로 치닫고 있어 이기흥, 이종걸 두 후보에 피로감을 느낀 선거인단이 초지일관 정책 선거를 지향한 유 후보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영호남, 강원, 서울, 인천 수도권에서 확실한 고정표, 전국에 우호적 지지표가 있다"는 주장이다.
기호 3번 이기흥 후보는 유일하게 35~40%대의 견고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조용히 '표심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후보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기흥' 대 '반 이기흥'의 구도다. 당선 여부를 떠나 득표율은 초미의 관심사다. 지지층은 더욱 강하게 결속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16일 온라인 줌 미팅으로 선거인단을 만났고, '삼삼(33)하게 기호 3번 이기흥' 선거송도 만들었다. 전세대, 전지역 선거인단을 향해 적극적인 SNS 비대면 소통에 나섰다. 이 후보 캠프는 "모든 선거는 예단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만하지 않고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최대한 많은 스킨십을 해왔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기대한다. 과반수 이상 득표가 목표"라고 말했다.
기호 4번 강신욱 후보는 '체육계의 혁신, 체육인의 힘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지난 2년간 선거를 준비해온 강 후보는 전임 회장 책임론과 정치 바람을 공격하며 45년 정통 체육인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소년체전, 전국체전 폐지, 합숙 금지 등 스포츠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강 후보측은 "방향성에 동의하지만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체육회장에 당선되면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걸 후보의 긴급체육기금 1조 공약에 대해서도 '정치인 출신 후보의 의심스러운 행보'라고 비판하고 있다. "끔찍한 무능, 무책임, 정치바람을 종식시킬 절호의 기회인 이번 선거에서 체육인의 가능성을 실현할 유일한 후보"라는 주장으로 막판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강신욱 후보 캠프는 "이기흥 후보와의 2파전을 예상하며, 정체성을 숨기고 있는 '샤이(shy) 강신욱 표'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 다음 4년의 향방을 결정할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0% 모바일,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선거의 접근성과 높은 관심도에 비추어 9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예상하고 있다. 18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직후 곧바로 개표가 진행되며 경기도선관위가 브리핑을 통해 결과를 발표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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