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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박자 찾았어!"
신유빈은 영리하다. 경기를 복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한번 진 선수에게 또 똑같이 지는 일은 드물다. 2번 연속 같은 패턴으로 패한 후 신유빈은 이를 악물었다. 국내에 없는 롱핌플 구질에 적응할, 절호의 기회로 삼았다. 지난해 실업 입단 이후 코로나로 인해 국제대회에 마음껏 출전할 수 없었던 상황, 매경기가 소중했다. 조언래 대표팀 코치와 안도의 구질을 치밀하게 연구했다. 탁구는 상대성의 스포츠다. 천적 관계는 때로 트라우마가 된다.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네려는 아버지를 향해 신유빈은 씩씩하게 말했다. "아빠, 나 박자 찾았어!" 그리고 '삼세번'째 맞대결, 신유빈은 승리했다. "또 졌으면 자신감 떨어질 뻔했다"며 웃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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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회 11연패를 기록한 '난공불락' 중국이 불참한 이번 도하아시아탁구선수권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에이스' 장우진이 맹활약한 남자단체전에서 25년만에 금메달을 따냈고, '닥공' 이상수가 '대만 에이스' 추앙치유안을 꺾고 사상 첫 남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단체전, 남자복식, 혼합복식에선 일본 2진 신예조의 기세에 밀려 금메달을 놓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도쿄올림픽 노메달 이후 침체된 한국 탁구가 메달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은 적잖은 수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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