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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핸드볼 미래마저 주춤, 여자 주니어 대표팀 역대 최저 성적 '빨간불'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7-03 08:34 | 최종수정 2022-07-03 09:52


사진=국제핸드볼연맹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여자핸드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성옥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주니어 핸드볼대표팀이 슬로베니아 첼레에서 막을 내린 제23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32개 참가국 가운데 19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1977년 창설된 이 대회 출전 사상 가장 낮은 순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지난 1985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했다. 종전 최저 순위는 최하 순위는 1999년과 2001년, 2003년 대회의 9위였다. 대표팀이 본선라운드 진출에 실패해 하위리그로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란 예측은 있었다. 한국은 코로나19 탓에 한동안 국제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원래 2022년 아시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권에 걸려 있었다. 한국은 코로나19로 불참했다. 아시아 추가 쿼터로 한국과 일본이 배정받아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한국은 이번 대회 '포트4'로 추락했다. 조편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프랑스, 노르웨이 등 강호들과 한 조에 묶였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이 꼽은 자타공인 '죽음의 조'였다. IHF는 개막 전 '가장 팽팽한 그룹은 프랑스, 노르웨이, 브라질, 한국이 속한 D조다. 노르웨이, 한국, 프랑스 모두 이 대회에서 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고 평가했다.

뚜껑이 열렸다. 한국은 노르웨이와의 첫 경기에서 22대26으로 패했다. 프랑스와의 2차전에선 21대34로 완패했다. 이는 21년 만에 나온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기록이다. 2001년 스페인에 22대35로 패한 뒤 처음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브라질(28대22)에 승리를 챙겼지만, 순위를 뒤바꿀 순 없었다. 16강 결선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17~32위 순위결정전으로 추락했다. 이탈리아(35대28 승)-아르헨티나(38대23 승)-폴란드(26대28 패)-슬로바키아(36대31 승)와의 결전을 통해 최종 1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냉정한 현실이다. 2014년 크로아티아 대회 때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6년엔 7위, 직전 대회인 2018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린 슬로베니아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코로나19 탓에 국제 대회 경험을 쌓지 못한 부분 등을 고려하더라도 팀 전력의 '하향평준화 평가'는 부정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평균 56.8%의 슛 성공률에 그쳤다.

한국은 자타공인 핸드볼 '강국'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A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약화' 문제에 직면했다. 주니어 대표팀도 이번 대회를 통해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국 핸드볼의 미래마저 주춤한 셈이다. 더욱 적극적인 육성과 체계적인 관리 등이 필요한 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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