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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휴스턴세계탁구선수권, 도쿄올림픽 스타덤 직후 출전한 생애 첫 세계선수권은 '삐약이' 신유빈(19)에게 시련이었다. 오른손목에 실금이 간 줄도 모르고 신나게 드라이브를 날리던 '탁구신동'은 이후 1년 가까이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3번의 수술과 재활 끝에 2년 만에 다시 선 세계 무대, 폭풍성장한 신유빈이 눈부시게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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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에서 유럽챔피언조를 꺾고 12년 만의 동메달을 확보한 후 전지희는 "(신)유빈이 클 때까지 기다린 게 잘한 것같다. 잘 버텨준 스스로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4강에서 '세계 1위' 중국조를 꺾고 결승행을 확정지은 후엔 "미친 것같아요!"를 외쳤다. "쿨한 유빈이 덕분에 나도 겁이 없어진다"며 웃었다. 결승전 직후, 신유빈이 눈물을 쏟았다. 2년 전 생각에 감정이 복받쳤다. "재작년 이 세계선수권에서 부상을 당했었는데…"라며 눈물을 글썽이자 '언니' 전지희가 "괜찮아. 덕분에 이런 날이 오잖아"라고 다독였다. '다시 탁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만큼 지독한 부상, 꽃길만 걸어온 '탁구신동'은 나락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삐약이'는 다시 날아올랐다. 패기만만 신유빈의 오른손, 백전노장 전지희의 왼손이 신들린 듯 맞아들며 기적처럼 대한민국 여자탁구의 메달이 돌아왔다. 환상의 복식조는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신유빈이 "언니가 아니었으면 세계선수권 결승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자 전지희는 "유빈이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화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힘든 시기를 버텨온 전지희는 신유빈이 감내해야 할 에이스의 무게에 공감했다. "유빈이가 한국 여자탁구의 길을 새로 만드는 느낌"이라면서 "책임감도 더 커질 것 같고, 국민들이 기대도 많이 할 것 같다. 하지만 유빈이는 정말 착실한 선수다. 올해 평창아시아선수권,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함께 잘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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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